(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도 자신과 토트넘의 운명을 천천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토트넘이 지금 손흥민과 맺고 있는 계약을 2026년 6월까지 연장하는 것에 대해 손흥민도 알고 있고, 받아들이는 중이라는 주장이 이적시장 유력 전문가에게서 나왔다.
아울러 그간 논쟁거리였던 손흥민의 다른 빅클럽 이적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큰 구단들이 측면 공격수를 찾을 때 손흥민이 리스트에 곧잘 들어간다는 뜻이다. 다만 접촉 단계까지 넘어간 팀은 없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뛰겠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해서일 수도 있고, 마지막에 다른 윙어와 접촉해서일 수도 있다.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의 "손흥민을 영입하지 않은 것은 내 생애 가장 큰 실수"라는 발언을 생각나게 한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14일(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손흥민과 관련된 소식을 다루면서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 연장, 빅클럽이 과연 손흥민을 원하는지 여부 등을 설명했다.
로마노는 우선 최근 영국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 활성화와 관련된 소식을 다뤘다. 이후 손흥민이 다른 클럽들의 영입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얘기도 꺼냈다.
그러면서 아직 접촉 단계까지 간 사례는 없다고 했다.
로마노는 "손흥민 이름은 빅클럽들이 윙어를 찾을 때 늘 후보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면서도 "현재 손흥민이 다른 빅클럽들과 접촉했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 손흥민의 경우는 토트넘 입단 이후 프리미어리그 다른 구단 러브콜설이 있기는 했다. 리버풀이나 맨시티에서 손흥민을 찾는다는 얘기가 나오긴 했다.
그러나 해리 케인의 맨시티 이적 추진처럼 구체적인 실현 단계까지 갔다는 영국 언론 보도는 없었다.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스페인 라리가 명문팀 이적설이 몇 차례 나온 적은 있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이적을 구체화했을 땐 입단 1년 뒤 독일 볼프스부르크 입단 협상이 유일했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축구시장 공신력 1위를 자랑하는 로마노가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손흥민은 30대가 되면서 유럽 내 빅클럽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더 원하는 선수가 됐다. 손흥민 입장에선 더 큰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친 셈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 내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유한 선수로 평가되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선수가 이전처럼 빅클럽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14일 영국 스퍼스웹은 "손흥민이 장기 계약을 제안받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소식 때문에 손흥민 측이 놀랐다. 좋은 영향은 아니며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그를 영입할 기회를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년 여름 상당한 이적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손흥민도 리스트 위쪽에 있는 선수"라며 그의 중동 이적설을 다시 제기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400억원 가량의 이적료로 온 뒤 수천억원의 경제젹 이득을 토트넘에 챙겨줬기 때문에 자유계약을 통해 이적료 없는 다른 팀 이동도 토트넘에 전혀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손흥민이 남긴 그간의 공을 생각하면 아름답게 떠나보낼 수 있다.
토트넘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구단 입장을 생각하면 손흥민의 중동행을 바라는 토트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토트넘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손흥민에 대한 거액의 이적료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외신은 최대 9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마노는 예전에도 손흥민의 이적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2시즌이 끝나고 2022-23시즌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2022년 9월이었다.
당시 로마노는 손흥민이 몇 년간 토트넘에서 높은 수준의 활약을 보여줬음에도 이적시장에서 이름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물음에 "이것이 손흥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을 아니"라며 "손흥민을 지켜본 구단이 많이 있었지만 손흥민은 언제나 토트넘에서 건드릴 수 없는 선수로 생각됐다"고 했다.
로마노는 또 "손흥민에 대한 관심이 사실이라고 해도 (손흥민 이적을 두고) 다니엘 레비 회장과 협상을 벌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레비 회장이 있었기에 토트넘과 손흥민 영입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경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을 토트넘에서 영입할 때 레비 회장과의 협상이 무척 힘든 과정이었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래서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어떤 방식으로 떠나고, 어느 클럽으로 갈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한편, 로마노도 영국 언론이 최근 연달아 보도하고 있는 토트넘의 손흥민 계약 1년 연장설을 확인했다.
그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년 연장할 계획이며, 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정보에 의하면 손흥민과 손흥민의 측근도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고 관련 계약을 진행하길 원하는 토트넘의 의사를 인지하고 있다"며 손흥민 측도 토트넘의 계획을 확인한 상태라고 했다.
손흥민 계약 논쟁은 앞서 지난 4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보도로 다시 불이 붙었다.
당시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손흥민에 대한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조만간 발동할 예정"이라며 "토트넘은 손흥민과 2021년 7월 마지막 계약을 체결했는데, 구단은 1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옵션이 토트넘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로 활성화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텔레그래프의 보도는 토트넘이 옵션 포기가 아닌, 손흥민과 1년 더 동행한다는 긍정적인 뉘앙스였다.
그러나 결국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서상 1년 동행은 확정된 것이고 문제는 1년 옵션 행사를 통해 계약기간을 연장한 뒤 토트넘이 손흥민과 다년 재계약 협상에 들어가느냐인데 이미 지난 6일 'TBR 풋볼'이 손흥민과 토트넘의 인연은 2026년 6월로 끝난다고 보도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현재 손흥민 측에 한국 윙어와의 잠재적인 신규 계약에 대한 협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며 "토트넘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의 캠프는 재계약 협상을 잘 하고 있다가 이같은 구단 결정에 충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런 상태에서 로마노가 손흥민의 추후 빅클럽 이적 가능성을 살짝 거론했다.
손흥민의 향후 1년은 그의 골과 도움 만큼이나 거취 문제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사진=발롱도르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