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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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팬페이지] '대타 신공 야왕', 한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

기사입력 2011.10.03 13:36 / 기사수정 2011.10.03 13:36

김준영 기자

[revival] 얼마 전 야구팬들의 행복 지수를 조사한 자료가 나와 화제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한화 팬들의 행복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강에서도 멀어진 한화 팬들이 어째서 행복 지수가 가장 높은 것일까요. 단순히 한화가 지난 2년간 최하위를 도맡았던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게 이유는 아닐 겁니다. 아마도 한화가 올 시즌 나름대로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경기를 자주 하고 있기 때문일 것 같은데요, 실제 한화는 올 시즌 쉽게 패배하는 경기가 예년보다 적었습니다. 상대가 누구든 끝까지 끈질긴 경기를 해왔습니다. 적어도 올 시즌 한화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화가 매 경기 막판까지 재미있는 승부를 연출하는 건 더그아웃에 있는 한 감독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 감독은 올 시즌 특히 대타 작전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한화 팬들이 한 감독에게 '야왕'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도, 변화무쌍한 대타 작전으로 승부의 추 자체가 어디로 기울 것인지 모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경기 막판 승부가 향방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와중에 한 감독의 기가 막힌 대타 작전이 성공해 경기를 잡은 기억이 올 시즌 은근히 많습니다.

2일 목동 넥센전도 그러한 케이스였습니다. 8회초 3-3상황에서 2사 2루 찬스를 맞은 한화는 타석에서 전현태가 공격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감독은 전현태를 빼고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며 팀내 유일한 규정 타석 3할 타자 이대수(0.304)를 집어넣어 넥센 투수 이보근을 긴장시켰습니다. 결국 이대수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타석에 신경현이 들어올 채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한 감독은 또다시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최진행을 대타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러자 넥센 김시진 감독도 마무리 손승락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습니다. 두 감독의 기 싸움이 극에 달한 셈이죠. 결과적으로 한 감독의 머리 싸움이 승리했습니다. 최진행은 이날 선발 출장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내듯 시원한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팀의 결승 타점을 올렸습니다.

실제 올 시즌 한화의 대타 작전은 꽤 쏠쏠합니다. 이양기는 대타 타율만 0.313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대타로 거듭나고 있으며, 박노민, 김준호, 임수민 등의 대타 타율도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야왕'의 간택을 받은 선수들은 하나같이 철썩 같이 안타를 때려내며 경기 흐름을 바꿔 놓습니다. 이는 그만큼 한 감독이 타자를 보는 눈이 뛰어나다는 걸 방증합니다. 삼성 수석코치 시절부터 매의 눈으로 타자들의 몸 상태를 짚었는데, 한화에서도 그대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순간적인 타자의 스윙 궤도, 투수의 몸 상태와 포수와의 볼 배합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에 적합한 인물을 재빨리 찾아 투입하는 것입니다.   

대타만큼 짜릿한 작전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언제 어디서 어떤 카드가 승리를 부를지 모른다고 상상했는데, 그 상상이 현실이 될 경우, 한화 팬들의 행복 지수는 꽤 높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한대화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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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reviva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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