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타이베이, 박정현 기자) "결국, 마무리 투수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가 있어야 한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 박영현(KT 위즈)은 10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팀 웨이치안 드래곤즈전에서 9회초 구원 등판했다.
이날 평가전이 최대한 대회 규정에 맞춰 치러졌기에 8회까지 정식 경기를 소화하고, 9회는 점수 차와 관계없이 승부치기를 하자고 양 팀이 사전에 합의를 본 상황이었다. 박영현은 9회초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 무사 1, 2루 실점 위기를 마주했다.
박영현은 웨이치안 선두타자 쟝사오홍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3루에 처했다. 실점 상황에서도 대표팀은 전진 수비를 대신해 정상적으로 수비 위치를 지켰다. 인플레이 타구가 나온다면, 한 점을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박영현 머릿속에 실점이란 없었다. 대타 오우친과 란천링 상대로 연속해서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분위기를 살려 반대로 대표팀은 9회말 승부치기 상황에서 박동원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해 5-1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압도적인 구위로 웨이치안 타선을 틀어막은 박영현을 칭찬했다. "(박영현은) 9회 승부치기 상황을 잘 막아줬다. 결국, 마무리 투수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가 있어야 한다. (기대한 대로) 역시나 삼진을 잡아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영현은 KT는 물론, 한국 야구가 많은 기대를 하는 투수다. 올해 정규시즌까지 이제 프로 3년 차지만,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구위와 배짱은 베테랑 그 이상이다. 올 시즌 60경기 10승 2패 25세이브 76⅔이닝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며 본격 마무리 투수를 맡은 첫해 20세이브 이상을 따냈다. 괜히 '리틀 오승환'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아니다.
스스로 증명한 가치다. 지난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에서도 박영현은 압도적인 구위를 앞세워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대표팀 투수 김택연 역시 박영현의 구위가 가장 좋다는 걸 인정했다. 그는 경기 뒤 취재진을 만나 "(마무리 투수는) 당연히 (박)영현이 형이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지금 영현이 형이 압도하는 느낌이 있다. 마무리하는 것이 맞다.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가 마지막에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이번 대표팀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5개 구단 마무리 투수가 대표팀 엔트리에 들었다. 박영현을 시작으로 김택연과 정해영, 유영찬, 조병현이 그 주인공이다. 그중에서 가장 으뜸인 박영현.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대표팀 불펜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사진=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