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정현 기자) 황선홍 감독이 소방수로 대전 하나시티즌의 잔류를 이끌었다.
아울러 지난 4월 올림픽 축구대표팀에서 물러나며 구겨졌던 자존심을 살리고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했다.
소방수로 부임해 대전의 조기 잔류를 이끈 그는 스스로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은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대전을 마사와 안톤의 연속 골을 바탕 삼아 제르소가 한 골 만회한 인천을 누르고 승점 3점을 얻었다. 대전은 9위(11승 12무 14패∙승점 45)를 유지했고 동시간대 열린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전북 현대가 10위(승점 41)가 되면서 승점 4점 차가 나 남은 한 경기에 관계 없이 조기 잔류를 확정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시다시피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어려운 경기를 잘 넘겨준 선수들에게 감사하고 멀리까지 항상 성원해 주시는 팬들 덕분에 우리가 잔류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더 높은 곳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 감독 부임 당시 기자회견에서 황 감독은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부담을 이겨내고 팀의 잔류를 이끌었다.
황 감독은 한숨을 쉰 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커야 한다. 힘들어서 서면 거기가 끝이란 말이 있듯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팀이 만들어져야 해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스스로 놓지 않고 도전해 나가는 것이 황선홍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황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감독이었던 지난 4월 카타르에서 벌어진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을 맛 봤다. 한국 축구가 40년 만에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행에 실패하는 순간이었다. 황 감독은 계약이 자동 해지됐고 자신의 지도자 인생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대전 감독으로 부임, 시즌 중반에 지휘봉 잡았음에도 대반전을 이끌어내며 잔류 조기 확정까지 완성했다.
잔류를 확정 지어 마음이 놓이는지 묻자, 황 감독은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계속하고 있다. 하루 이틀 정도 즐기고 나머지는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경기 끝나고 팬들이 흥분하는 모습을 황 감독이 제지하기도 했다. 그는 "K리그 승패가 굉장히 중요하고 결과가 갈리면 반응도 중요하다. 삶에 있어서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발전한다. 우리 팬들도 겪어봐서 그렇게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상대편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것 같아 말씀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K리그1 3개 팀이 강등될 수 있는 현재 승강제에 대해 황 감독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제주 김학범 감독의 반대 입장에 동의하며, "같은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면 1부 팀을 늘려야 한다. 2부 팀 창단도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1부 팀을 늘리면서 지금 제도는 괜찮지만, 지금은 힘들다. 젊은 세대 지도자들이 잘 안 하려고 한다.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강등이란 것 때문에 6월에 감독이 10명씩 바뀌면 좋은 지도자가 나오기 쉽지 않다. 이런 것들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즐거울 수 있지만, 현실에 맞게 구조를 갖추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소방수로 이런 상황을 처음 경험한 황 감독은 "적응 문제다. 동계 훈련을 하지 못하고 시즌을 치러서 상황에 맞게 판단을 내려야 한다. 시즌 시작 당시보다 어렵다. 이번에 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굉장히 힘들다는 걸 많이 느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