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민경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지옥에서 온 판사' 박진표 감독이 시청자들에게 남기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이하 '지옥판사') 박진표 감독은 독특한 이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SBS 입사 초기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첫회부터 1년 6개월 정도 조연출 생활을 한 뒤 다른 프로그램에 이동해 연출을 맡았다고.
시사 프로그램의 조연출로 활동하며 해결되지 않은 여러 사건사고들도 접했을 터. 이와 관련해서 '지옥판사' 세계관 속 가해자가 처단되는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꼈을까.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조연출 시절과 이후 추적 사건과 사람들을 연출하면서 정말 많은 미해결 사건 사고들과 피해자들, 유족들, 가해자들을 만났다. 이때의 경험이 아직도 제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촬영과 편집 믹싱을 하면서 연출이 통쾌하면서 카타르시스까진 느낄 새가 없이 스케줄이 바삐 돌아간다. 본방조차 볼 시간이 없었으니까. 또한 연출자로서 상당히 민감한 촬영이라 누구보다도 냉철해야 했다"고 솔직히 밝혔다.
다만 그는 시청자가 돼서 본방송을 봤다고 가정했을 때 "1, 2화의 문정준을 처단할 때와 14화 정태규를 처단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그는 "극중 문정준은 교제폭력범(정신적 살해)이고 성별도 남성인데 물론 악마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체격도 작고 성별이 여성인 주인공 빛나가 똑같이 되갚아주고 강력히 처단하는 걸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하시고 아, '지옥판사'는 이런 드라마구나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로 배자영, 양승빈, 최원중까지 처단을 거듭하면서 시청자 분들이 죄인은 성별, 나이, 상황 상관없이 똑같은 죄인이고 그 악행을 똑같이 되갚아주고 처단한다는 것에 계속해서 희열을 느끼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14화의 정태규 처단과 그 후 고인들을 한 명씩 고이 모셔놓은 장면에 대해서는 "인간화된 빛나의 마음을 같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주인공의 심정과 나의 마음이 같다고 느낄 때가 가장 짜릿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년 후 우리는 빛나와 함께 그동안의 피해자와 유족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아주 조금씩 한 발자국 내딛으려 힘을 내고 있다"며 "지옥에서 온 판사는 그런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에 더하여 그는 "빛나가 장난스럽게 아이들에게 말하던 말 '착한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나쁜 사람은 벌 받는 거, 그게 정의야' 이 단순하고 정직한 한마디가 우리 마음속 희망이나 이상, 판타지가 아니고 아주 당연한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제작진의 바람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SBS
정민경 기자 sbeu300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