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축구장에 뜬금없이 낙뢰가 떨어졌다.
웃을 만한 일이 아니다. 낙뢰로 인해 축구 경기를 소화하고 있던 선수들 중 9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매체 '빌트'는 5일(한국시간) "번개에 맞은 축구선수가 사망했다. 페루에서 낙뢰 피해가 발생한 뒤 여러 명의 축구선수들이 경기장에 쓰러졌다"고 전했다.
'빌트'에 따르면 페루 아마추어리그의 후벤투드 벨라비스타(Juventud Bellavista)와 파밀리아 초카(Familia Chocca)의 경기에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도중 폭풍이 몰아쳐 경기가 잠시 중단됐는데, 이후 경기가 재개된 뒤 번개가 그라운드 위에 내리꽂힌 것이다.
'빌트'는 "현재 온라인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영상에는 여러 명의 축구선수들이 동시에 경기장에서 쓰러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며 "수비수 호세 휴고 데 라 크루즈 메자가 즉사했고 최소 8명의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사건은 페루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쯤 발생했는데, 현지 언론 보도에 의하면 낙뢰로 인한 피해를 입은 부상자들은 즉시 우안카요에 위치한 모 병원으로 이송됐다. 데 라 크루즈 메자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나이는 39세였다.
'빌트'는 "사망한 수비수 외에 40세 골키퍼 후안 초카도 위독한 상태"라며 "초카는 번개에 맞아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에는 10대 선수 두 명도 포함됐다고 전해졌다. 우안카요는 며칠 동안 비가 많이 내렸고, 도시 일부 지역이 침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비극적인 사건은 스포츠 행사에서 안전 프로토콜이 더욱 개선되어야 한다는 논의를 촉발시켰다"면서 "특히 해발 3200m 고지에 있는 우안카요를 비롯한 고지대에서는 앞으로 안전에 더욱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페루 고지대에서는 경기 안전 프로토콜에 더욱 신경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우안카요 지방 자치 단체는 "우리는 연대하고, 번개에 맞아 이송되는 동안 불행히도 목숨을 잃은 휴고 데 라 크루즈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또한 이 비극적인 사고로 부상을 입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지지를 보내며 그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CNN'은 '빌트'와 달리 이번 낙뢰로 부상을 입은 선수가 4명이라고 발표했다. 매체는 페루 국영 통신사 '안디나'를 인용해 "월요일 저녁 기준으로 두 명의 선수들이 병원에서 퇴원했으나 두 명은 여전히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사고로 부상을 입은 골키퍼는 중태에 빠져 있었지만 최근 호전됐다"고 했다.
'CNN'은 또 "번개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고,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번개에 맞을 확률은 백만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번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90%가 생존하지만, 그로 인한 영향은 오랫동안 갈 수도 있다. 생존자들은 몸이 쇠약해지는 증상이나 부상, 화상, 발작 및 기억 상실 등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팬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 '빌트'에 의하면 한 팬은 "이 끔찍한 사건은 야외 행사에서 낙뢰를 막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켜준다"며 "번개가 치면 즉시 경기를 중단할 수 있는 안전 프로토콜과 스포츠 시설 보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영상 캡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