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성관계 불법촬영을 인정한 황의조가 튀르키예로 돌아가 소속팀에서 골까지 넣었다.
일단 유죄를 인정한 상황에서 형량만 기다리고 있다는 뜻인데 해외 구단에서 뛰고 득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견해까지 나온다.
그러나 황의조는 유럽에서 여전히 뛰고 있다. 실형 여부와 상관 없이 한국 구단 소속이었다면 이게 가능할까 의문을 보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 공격수 황의조는 28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알라니아의 바쳬세히르 오쿨라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4-2025 튀르키예 1부리그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안탈리아스포르에 1-2로 졌다.
이날 황의조는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뒤 전반 25분 오른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 알라니아스포르에 선제골을 안겼다.
황의조의 이번 시즌 3호골이다. 지난 9월 초 전 소속팀이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나 알라니아스포르와 계약한 그는 지난달 22일 아다나 데미르스포르와의 맞대결에서 전반 4분과 17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팀 주전 공격수로 올라섰다. 이후 두 경기에서 침묵했고 특히 9월28일 리제스포르전에선 전반 15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는 일을 겪었으나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와 36일 만에 골 맛을 봤다.
하지만 알라니아스포르는 황의조의 득점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17분과 30분 연이어 실점해 안방에서 역전패의 쓴맛을 보고 19개 구단 중 16위까지 떨어졌다.
다만 황의조는 지난 2월 임대 신분으로 알라니아스포르에 입단하고 처음으로 90분 풀타임을 뛰는 기염을 토했다.
황의조는 노팅엄에서 여러 팀을 임대 다니며 전전긍긍했다. 지난 2022년 전 소속팀인 프랑스 1부리그 지롱댕 보르도가 강등된 뒤 새 팀을 물색한 끝에 노팅엄으로 이적했으나 사인 직후 노팅엄 자매구단인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됐다. 거기서 부진하자 2023년 상반기엔 K리그1 FC서울에서 6개월간 둥지를 틀었다.
노팅엄으로 돌아갔으나 지난해 9월 잉글랜드 2부 노리치 시티에 6개월간 임대됐다. 지난 1월 다시 노팅엄에 복귀했다가 알라니아스포르에 다시 임대되는 등 2년 사이 4개 구단에 몸을 담았고 정작 원소속팀 노팅엄에선 1분도 뛰지 못했다. 알라니아스포츠에서도 데뷔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다행히 지난 9월 완전 이적에 성공하고 노팅엄과 악연을 끊었다.
황의조의 이번 골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성관계를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치른 경기에서 나온 첫 골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지난 16일 출석한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의조는 최후진술에서 "제 잘못으로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황의조의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18일로 잡혔다. 형이 확정되면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실형을 살게 되면 구속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선고공판 기일이 남은 만큼 소속팀 알라니아스포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형식적으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당장 피해자 측이 강력반발하고 있고, 피의자 스스로 유죄를 시인했는데 대중 앞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피해자 측 이은의 변호사는 "왜 이 사건의 선고가 12월 18일까지 밀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선고가 왜 수요일이어야 하는지는 더 잘 모르겠다. 해외에서 오는 건 피고인 사정인데 그런 것들까지 우리가 다 배려해야 하나"라며 황의조가 직접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왜 선고기일을 12월로 미뤘냐며 강력 반발하는 중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유력 외신은 황의조가 4년 구형을 받은 직후 "한국 축구 선수 황의조가 파트너와 성관계 맺은 동영상 찍은 것을 오늘 법정에서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진=알라니아스포르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