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강연자들' 백지연이 어머니를 위한 다짐을 새겼던 어린 날을 회상했다.
27일 첫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에는 전 앵커 백지연이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결국 해내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백지연은 이날 '책임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0대 때까지 제가 가장 큰 책임감을 갖고 있던 분은 우리 어머니다. 지금은 딸 바보 시대이지 않나. 근데 우리나라에 대대로 내려오던 게 뭐냐. 남아선호사상이다"라며 유년 시절 종손집의 딸부잣집 막내로 태어나 자랐던 과거를 고백했다.
그는 "딸만 4명인 집 막내로 태어난 거다.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종손이고, 어머니는 아들을 낳아야하는 국가적 사명을 갖고 계셨는데, 제가 태어난 거다. 어머니가 통곡하셨다더라. 그게 저의 탄생이다"라고 말해 청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내 그는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저희 어머니가 나중에 '내가 너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니'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백지연은 "집안 어른들이 저희 집에 오셔서 어머니한테 '아들 안 낳을 작정이냐 추궁한 거다. 어머니가 뒷마당에서 서럽게 펑펑우시는데, 그때 제가 다섯 살 정도였다. 엄마가 우니 너무 가슴이 아파서 눈물 닦아주면서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돼줄게' 했다"고 그때의 다짐을 전했다.
그는 "그 말을 하니까, 엄마가 저를 안으면서 '너무 큰 위로가 됐어'했다. 그 말이 저의 삶의 목표였다"며 "그래서 공부 열심히 해서 엄마 호강시켜 드려야지 했다. 1등 하면, '나 1등했어 빨리 철수네 가서 자랑해'했다. 아들 있는 집 가서 자랑하라는 거다. 엄마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참았다.
이어 백지연은 "저희 어머니 소천하셨을 때 부고를 백지연 모친상으로 내지 않고 '장숙진 여사 소천'이렇게 냈다. 그 시대의 어머니들은 이름 없이 사셨다. 1930, 40년대 그때 태어나신 분들은 여성의 삶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가 하늘에서 기쁘실 것 같다. 딸 덕분에 화면에 내 이름이 크게 떴네 이러실 것 같다"라며 "이름을 불러드리고 싶다. 이름을 잃어버린 세대에게 자꾸 불러드리고 싶다. 기회 될 때마다 어머니, 아버지 이름을 불러드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엄마 이름이 (화면에) 저렇게 떡하니 뜨니 제가 울컥한다.
울보인데 화면에서 운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데뷔 36년 만에 방송 중 처음으로 눈물을 보여 뭉클함을 안겼다.
사진=MBC 방송화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