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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새벽, '주장 구자욱'에게 온 문자에…김현준 "저희 끝까지 포기 안 할게요" [KS3]

기사입력 2024.10.25 20:38 / 기사수정 2024.10.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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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이 지난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안타를 친 뒤 1루로 출루해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이 지난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안타를 친 뒤 1루로 출루해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외야수 김현준은 경기 전 주장 구자욱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존경을 표했다.

삼성은 1, 2차전 광주 원정서 2연패를 떠안았다. 지난 23일 우천 중단 후 재개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서 1-5로 석패했고, 당일 이어 펼쳐진 2차전서도 3-8로 무릎 꿇었다.

김현준은 2차전에 선발 출전하며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가을야구도, 한국시리즈도 처음이었지만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25일 대구서 만난 그는 "딱히 긴장되진 않았다. 그냥 재밌게 즐겼다"며 덤덤히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타격감이 무척 좋았다. 한국시리즈뿐 아니라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도 좋은 편이었다. 잘 대비해 감을 이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엔트리엔 들지 못했다. 2군 퓨처스팀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 2차전을 마친 뒤 "김현준은 포스트시즌 첫 경기인데 압박감 없이 자기 스윙을 잘하더라. 플레이오프 때 퓨처스팀에서 준비를 잘한 듯하다. 앞으로 쓰임새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현준은 "아침 일찍 출근해 하던 대로, 루틴대로 운동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기술 훈련 등을 필요한 만큼 열심히 했다"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한 덕분에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 소식은 언제 들었을까.

지난 19일 잠실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종료 후 삼성의 한국시리즈행이 확정되자 바로 연락을 받았다. 김현준은 "경기 후 30분 뒤에 선수단 매니저님께 전화가 왔다. 광주로 오라고 하셨다"며 "그날 저녁에 급하게 연락을 받게 돼 (대구) 집에서 (퓨처스구장인) 경산으로 갔다가 라이온즈파크까지 들른 뒤 광주로 이동했다. 정신없었다"고 미소 지었다.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 지난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 지난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생애 첫 한국시리즈는 예상했던 것과 비슷했을까. 김현준은 "머릿속으로 상상했을 때는 무척 긴장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똑같더라"며 "확실히 팬분들의 함성은 더 컸다. 경기장 분위기는 달랐다. 그래도 긴장감은 떨어지는 듯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원래 무엇이든 딱히 티 내려 하지 않는 성향이다. 좋아도, 안 좋아도 담담하게 있으려 한다"고 부연했다.

삼성은 지난 23일 1, 2차전서 모두 패한 뒤 대구로 이동했다. 대구 도착 후 새벽 시간, 주장 구자욱이 젊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도루하다 왼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떠나 2박3일 동안 치료에 집중했으나 이후 한 경기에도 나오지 못한 채 결장 중이다.

김현준은 "(구)자욱이 형이 다쳐서 못 뛰게 되는 바람에 많이 아쉬워하셨다.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신 듯했다"며 "형에게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팀의 주장이라고 해도 10살가량 차이 나는 후배에게 그렇게 문자를 보내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형은 정말 좋은 주장이다"고 강조했다.

김현준뿐 아니라 내야수 김영웅, 이재현 등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팀에 힘을 싣고 있다. 김현준은 "난 플레이오프를 TV로 보지 않았나. 애들이 긴장 안 하는 척, 괜찮은 척, 담대한 척하는데 긴장하고 지쳐 있는 게 눈에 보였다. 그래서 장난으로 풀어주려 했다. 내 역할은 이렇게 옆에서 애들을 도와주는 것이다"고 웃었다.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에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애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방에서 3, 4차전을 치른다. 김현준은 "대구는 우리 홈이니 더 편하고 유리한 게 많을 것이라 본다. 좋은 분위기로 경기했으면 한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그의 바람대로 삼성은 이날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 박병호의 솔로포가 하나씩 터져 7회말까지 4-1로 앞서고 있다. 승리에 한 발 다가섰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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