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비로 인해 하루 더 숨을 고르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2차전이 우천으로 순연됐다고 발표했다.
정규시즌 1위 팀 KIA와 플레이오프 승리 팀 삼성 라이온즈는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소화 중이었다. 경기 전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기 개시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예정보다 약 1시간 늦게 경기가 개시됐다.
제임스 네일을 선발로 내세운 KIA는 5회까지 삼성과 0의 균형을 이어가다가 6회초 삼성의 일격에 당했다. 네일이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으면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는 이어진 무사 1루에서 장현식을 올렸다. 그런데 경기 초반부터 내리던 비의 양이 점점 많아졌고, 강민호의 볼넷 이후 무사 1·2루 김영웅의 타석에서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됐다. 심판진은 40분 넘게 기다리다 오후 10시 9분 서스펜디드 경기를 선언했다.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역사상 첫 번째 서스펜디드 경기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그라운드 잔디를 말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하루가 지났고, 비의 양은 전날보다 줄어들었다. 문제는 그라운드 상태였다. 그라운드에 대형 방수포가 설치된 상태였으나 내야와 외야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KBO는 그라운드 정비에만 3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22일 저녁 비 예보가 있는 걸 고려해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2차전을 23일에 진행하기로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KBO의 결정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 그라운드와 날씨 사정으로 인해 순연된 걸 어쩌겠는가. 크게 동요하지 않고 변화된 상황에 맞추면 된다. 코칭스태프와 잘 논의해서 내일(23일)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감독은 "원태인이 (1차전 후반에) 안 나오기 때문에 삼성도 4이닝을 불펜으로 가야 한다. 우리 타자들이 어제(21일)보다는 훨씬 더 긴장도나 모든 면에서 다 적응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충분히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사 1·2루에서 점수를 안 주면 좋은데,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막으면 1차전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브리핑을 갖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다음은 우천 순연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범호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재개 이후) 어떤 투수를 처음에 내보낼까.
▲볼카운트 1볼에서 경기가 재개되기 때문에 김영웅의 타석에서 좌완투수를 올릴지, 우완투수를 바로 올릴지 투수코치님과 이야기하고 있다.
번트 자세가 나오지 않아서 (김영웅이) 번트를 댈지 그냥 타격할지 이런 걸 먼저 예상하고 투수를 올려야 해서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 고민하고 그 다음에 선택해야 할 것 같다. 구위가 좋은 젊은 선수를 올리자고 하니 1볼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볼넷이 나올까봐 걱정이고, 우완투수를 올리자고 하니 김영웅이 우완투수의 공을 잘 치는 선수이기도 해서 걱정이다.
우리에게 어떤 게 더 좋을지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원태인이 안 나오기 때문에 삼성도 4이닝을 불펜으로 가야 한다.
우리 타자들이 어제(21일)보다는 훨씬 더 긴장도나 모든 면에서 다 적응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충분히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사 1·2루에서 점수를 안 주면 좋은데,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막으면 1차전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1차전 진행 여부에 따라서 2차전 선발투수나 라인업에 변화가 있을까.
▲아직 2차전 선발은 안 정해졌다. 삼성에서 나올 수 있는 투수가 황동재와 좌완 이승현 정도다. (삼성이) 앞에 황동재와 좌완 이승현을 다 쓰면 우리가 봤을 때 최채흥이 나올 확률 있을 것 같다.
황동재, 좌완 이승현 중 한 명만 쓰면 나머지 한 명이 2차전 선발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1, 2차전까지는 어떤 선수들이 더 컨디션이 좋을지는 잘 모른다. 2차전까지 끝나면 1, 2차전에 안 맞은 선수가 3차전부터 잘 치는 건 극히 드문 상황이다.
3차전에선 레예스가 선발로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레예스에 가장 강했던 타순대로 올려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단기전인 만큼 중심타선을 제외하고는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앞쪽으로 당겨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부분은 고민하고 있다. 우선 1, 2차전에서는 1루수를 제외하고는 타순을 비슷하게 갈 것이다. 3차전부터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갈 것이다.
-(22일에) 경기가 아예 열리지 않는다면 (23일 경기에서) 어떻게 마운드를 운영할 것인가.
▲선발투수가 정해져서 선발은 등판할 것이다. 네일이 76구를 던지고 내려왔고 원태인이 66구를 던졌다. 네일의 상태를 봐야 하지만, 4차전에 원태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우리도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려고 한다.
상태를 체크하고, 상황을 봐서 원태인이 (4차전에) 나오면 우리도 어떤 방법을 취할지 체크하면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 경기가 취소되면 3~4일 정도 네일에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결정하겠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브리핑을 갖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김선빈의 타격감이 괜찮은데, (2회말) 홈런성 타구 어떻게 봤나.
▲경기 감각 면에서 연습경기할 때도 그렇고 연습할 때도 (김)선빈이가 가장 좋아보였다. 선빈이가 어떻게 어떤 자리에서 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2차전에 좋았다가 3차전에 안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고, 투수 유형에 따라 조금씩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선빈이와 (최)원준이의 컨디션이 가장 좋아서 원준이를 앞에 올려놨다. 전체적으로 어제 경기에서 안타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게 봤다. 어제 경기가 1차전이기도 했고, 많이 긴장했기 때문에 타석에서 칠 수 있는 공에 실수한 것 같다. 1차전을 두 번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어제보다는 긴장감이 확실히 줄어든 상태에서 경기에 임할 것이라서 어제보다 활발한 타격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박찬호의 활약상 어떻게 봤나. 또 어떤 점을 기대하나.
▲중심타선은 어느 팀이든 강하다. 1, 2번타자가 얼마나 출루하느냐, 또 중심타선에 찬스가 걸리느냐가 야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박)찬호가 모든 면에서 들뜬 기분이긴 했던 것 같은데, 1차전을 잘 넘어갔다.
다시 1차전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좀 더 차분한 상황에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2번타자가 중요하다. (김)도영이 앞에 주자의 유무에 따라서 투수들도 상대하는 게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런 걸 좀 더 생각하고, 중심타선 앞에 컨디션이 가장 좋은 타자를 두는 게 낫지 않겠나. 1차전, 2차전을 치르면서 여러 가지 지켜본 뒤 좀 더 나은 게 있으면 그렇게 운영하겠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