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전 감독이 1993년 한국시리즈 패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삼성 후배들이 설욕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길 응원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1993년 이후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친다. 1993년 한국시리즈 당시 삼성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던 '헐크' 이만수 전 감독은 당시 시리즈 도루 7개나 기록해 MVP를 수상했던 이종범 전 코치의 활약상을 잊지 않고 있었다.
삼성과 KIA의 한국시리즈 역사는 198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시리즈 첫 맞대결은 해태 타이거즈의 4승 1패 완승으로 끝났다. 양 팀은 1987년 한국시리즈에서 2년 연속 만났다. 이 대결에서도 해태가 4승 무패, 압도적 우승을 달성했다.
양 팀이 가장 호각세를 보였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바로 1993년 한국시리즈였다. 당시 삼성은 1차전 1-5 패배 뒤 2차전 6-0 완승으로 적지인 무등야구장에서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삼성은 대구시민야구장으로 돌아와 3차전 연장 15회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4차전 8-2 대승으로 시리즈를 앞서나갔다. 앞선 두 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 설욕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삼성은 5차전과 6차전에서 연속으로 2-4 두 점 차 석패를 당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결국, 7차전 1-4 패배로 또 다시 삼성은 해태에 패권을 넘겼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만 7개 도루를 성공한 신인 이종범의 활약상이 압권이었다. 해태는 이종범의 빠른 발을 앞세운 작전 발 야구로 불리했던 전세를 뒤집었다.
이만수 전 감독이 1993년 한국시리즈 패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삼성 후배들이 설욕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길 응원했다. 엑스포츠뉴스 DB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전 삼성 이만수가 시상을 위해 인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당시 삼성 주전 포수였던 이만수 전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KBO리그에서 오랜 기간 전통의 강호였던 두 팀이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고 신기하다. 31년 전 한국시리즈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정말 오래 전 일"이라며 "사실 그때는 해태만 만나면 다 져서 안 좋은 기억밖에 없다(웃음). 당시 지역감정도 지금과 다르게 더 심할 때라 분위기가 달랐다. 시리즈 때는 이종범 선수의 도루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는데 너무 빨라서 손도 못 썼던 기억이 난다. 그게 정말 컸다"라며 기억을 더듬었다.
31년 전 이만수 전 감독이 썼던 삼성 포수 마스크는 2024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또 다른 포수인 강민호가 쓰고 있다.
이 전 감독은 "강민호 선수가 첫 한국시리즈 출전이라고 하는데 플레이오프 4차전 때 홈런을 치는 걸 보니까 올라와서도 잘할 것으로 믿는다. 한국에서 최고의 베테랑 포수가 아닌가. 그렇게 결정적인 타구를 때리면서 31년 전과 나와 마찬가지로 상대 빠른 선수인 김도영을 어떻게 잘 막을지가 중요할 듯싶다"라고 바라봤다.
이만수 전 감독은 이번에는 지난 KBO리그 역사와 다르게 삼성이 KIA를 상대로 설욕해 우승컵을 품에 안길 소망했다.
이 전 감독은 "아무래도 오랜 기간 몸담은 팀이라 삼성에 정이 더 가는 게 사실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후배들이 조금 더 잘해서 과거 세 차례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서 느꼈던 아픔을 설욕해 한을 풀어줬으면 바람"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근 직접 야구를 보급한 라오스를 다녀온 이만수 전 감독은 21일부터 횡성에서 KBO가 개최하는 유소년 포수 아카데미에 참석해 야구 보급과 재능 기부에 계속 힘쓸 계획이다.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한국시리즈 3~4차전에서 이만수 전 감독이 깜짝 등장해 삼성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을지도 주목된다.
20일 오후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KIA 김도영 양현종 이범호 감독, 삼성 박진만 감독 강민호 김영웅이 참석했다.삼성이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광주, 김한준 기자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