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성남, 김예나 기자) 가수 장윤정이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들 속 콘서트 무대에 올라 그간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자신을 향한 논란은 물론 댄서들의 오해까지 풀겠다고 나선 자리,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하고 진정성 느껴지는 무대임이 분명했다.
지난 1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장윤정 라이브 콘서트는 그를 둘러싼 각종 논란들을 말끔하게 해소하는 장이 되어 '트로트 여왕'의 건재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시간이 됐다.
장윤정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달 말, 콘서트 티켓 판매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부터다. 장윤정은 구설에 오르자 개인 채널을 통해 "제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라 탓하면서도, "인원이 적을 수록 한 분 한 분 눈 더 마주치며 노래하겠다"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티켓 부진 문제로부터 시작된 장윤정 논란은 립싱크 및 라이브 논란, 무대 의상, 관객을 대하는 태도까지도 하나씩 도마에 오르며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장윤정 소속사까지 나서 립싱크 상황을 설명하고, 라이브 실력 논란 등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았으나 부정적인 여론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장윤정은 이달 초 여러 행사 무대에 올라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논란에 정면승부를 보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탄탄한 가창력과 화끈한 무대 매너로 현장을 압도하는 그의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이슈화되면서 논란도 점차 사그라드는 분위기가 됐다.
스스로 실력으로 자신의 이름값을 제대로 증명한 장윤정은 이날 라이브 콘서트를 통해 그간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그동안 오랜 시간 장윤정을 응원해온 팬들과 마주한 자리인 만큼 보다 편한 레퍼토리를 구상할 수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셋리스트로 풍성함을 더했다.
먼저 장윤정은 오프닝 무대 이후 첫 멘트로 "요즘 날씨가 부쩍 쌀쌀하다. 제 마음도 약간 쌀쌀하다"라며 그간 싸늘한 대중의 분위기 속에서 힘들었던 마음을 엿보였다.
장윤정의 심경 고백에 현장을 꽉 채운 팬들의 따뜻한 응원과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장윤정은 "여러분들의 표정을 보고 함성을 들으니까 벌써부터 훈훈해지고 행복하다. 제게 행복을 주셨으니 무슨 일 있어도 여러분들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 있다"라며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때부터 장윤정은 끊임없이 관객들과 소통하고 호응을 유도하고 교감하는 모습으로 일각에서 나온 무성의하다는 '태도 논란'을 불식시켰다. 오히려 객석 가까이까지 걸어 나가 눈맞추고 손흔들고 반갑게 인사하며 아이돌 못지 않은 팬서비스를 펼쳤다.
또 인연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강조, 오랜 시간 이어온 댄서들을 소개해 감동을 자아냈다. 공연 중반, 장윤정은 두 명의 남성 댄서를 무대로 부른 뒤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40대 중반의 나이로, 장윤정과 오랜 인연을 자랑했다.
두 사람이 내려간 뒤 장윤정은 "요즘 공연이 끝난 뒤 남성 댄서들이 성의 없이 춤춘다는 말이 나오길래 오해 풀고 싶어서 불렀다. 40대 중반인데 현역 댄서로 춤추기 쉽지 않다. 그럼 왜 이렇게 늙은 댄서들을 무대에 서게 하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랑 '어머나' 때부터 함께한 팀이다. 무려 20년이 넘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처음 만났을 때 우리 모두 20대 초중반이었다. 20년 넘었더니 이렇게 됐다. 늙었다고 갖다 버릴 수도 없지 않냐"라 농담 섞인 하소연으로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성의 없어 보이더라도 예쁜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 하루는 두 사람이 '우리가 춤을 못 추게 되면 어쩌지'라고 고민하길래, 춤을 못 추게 되면 내 옆에 그냥 나란히 서서 박자만 맞추라고 했다. 한 10년, 20년 후에는 댄서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지 않는 희한한 상황도 볼 수 있을 것"이라 너스레를 떨었다.
또 장윤정은 자신도 요즘 부쩍 나이들어 가는 것을 느낀다면서, "주름이 보이길래 당겨 보려고 상담도 받았는데 눈썹이 올라가지 않든지 눈이 커진다더라. 그냥 나이들어 가는 대로 살란다. 제 주름이 보이면 '저것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구나' 생각해 달라. 그래도 애 둘 낳고 이 정도면 훌륭하다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쳐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최근 의상에 대한 지적도 컸던 만큼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장윤정은 1부 공연에서 화려하게 반짝이는 블랙 미니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뒤 "오빠님들 언짢을까봐 등을 시원하게 노출해봤다. 어디든 보시면서 공연 즐겨 달라"고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2부 공연 때는 더 화려한 반짝이 의상에 핫팬츠를 입고 "반짝이가 안에도 달려서 너무 따끔하다. 그래도 예뻐 보이고 싶어서 이렇게 나왔다"고 자랑하기도.
이처럼 두 시간 동안 끊임없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장윤정은 "이제 집에 가서 우연히 방송을 통해 저를 보게 되면 친한 느낌이 들 거다. 이렇게 두 시간 동안 눈 마주치고 노래부르고 호흡하는 게 보통 인연이 아니기 때문에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엿보였다.
그런 장윤정의 마음을 누구보다 알고 이해하는 팬들 역시 시종일관 박수와 함성, 떼창으로 화답했다. 관객들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만 가득했고, 장윤정을 향한 따뜻한 눈빛으로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기를 응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티엔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