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인, 김환 기자) 용인미르스타디움과 가장 가까운 역인 삼가역에서 나갈 수 있는 개찰구는 단 하나다. 경기장 앞 도로 대부분은 왕복 2차로다.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가 열리는 당일 용인미르스타디움 앞 '교통 지옥'은 예고된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 홈 경기를 갖는다.
홍명보호는 요르단과의 3차전에 이어 다시 한번 선두 자리를 두고 다툰다. 현재 한국과 이라크의 승점은 7점으로 같지만, 득실차에서 한국(+4)이 이라크(+2)보다 앞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경기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유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때문이다. 길어진 여름과 높은 습도 탓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전혀 관리되지 않았고, 이는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다수의 선수들이 지난 9월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후 잔디 상태를 지적할 정도였다. 실제 대표팀은 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 잔디 상태가 더 좋은 9월 오만 원정, 10월 요르단 원정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연속으로 승리를 따냈다.
잔디는 괜찮지만, 이번에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경기 당일 교통이 걱정이다.
이라크전은 사실상 매진됐다. 용인미르스타디움 수용 인원은 약 3만5000명으로, 경기장 개장 후 전례 없는 수의 관중을 맞을 예정이다. 그런데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달리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오는 길에는 교통 면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용인시 내에서도 교통이 좋지 않은 위치에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기흥역에서 경전철이 운행되는 에버라인을 타고 경기장과 가장 가까운 두 개의 역인 초당역 혹은 삼가역에 내려서 걷거나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이용해 경기장 인근까지 이동한 뒤 정류장부터 걸어가야 한다.
결국 대중교통을 통해 오는 팬들의 경우 대다수가 에버라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에버라인 경전철과 역 플랫폼의 규모가 생각보다 작다는 것이다. 기자는 오후 3시경 기흥역에서 환승해 경전철을 탑승, 삼가역에서 내려 경기장으로 향하는 코스로 왔는데 경기 시작까지 5시간여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이 편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경전철을 이용하는 것 자체도 그렇지만, 삼가역에 하차한 뒤 좁은 역에서 교통카드를 찍고 나오는 개찰구가 하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걸렸다. 나가는 길도 좁은 와중에 플랫폼에서 개찰구 밑으로 내려오는 길이 계단이라는 점도 경기장 인근이 인파로 붐비는 시간에 사고로 이어질까 두려웠다.
오후 3시경부터 기흥역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안전요원들이 배치된 상태였다. 삼가역은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가는 길이 표시된 안내판만 있고, 아직 안전 관련 인력은 없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이번 시즌 하반기부터 경기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원 삼성의 K리그 경기가 열릴 때에도 교통 혼잡이 발생하는 곳이다. 그보다 적어도 2~3만 명 이상의 팬들이 몰릴 경우 어떤 지옥도가 펼쳐질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다.
사고 없이 무사히 이라크전을 마치려면 대한축구협회와 용인시의 교통 대책은 물론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찾는 팬들의 안전 의식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용인, 김환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