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밴드 씨엔블루(CNBLUE)가 달리고 또 달린다.
최근 씨엔블루(정용화, 강민혁, 이정신)은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열 번째 미니앨범 '엑스(X)'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아직도 대중들에게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열정이 불타오른다"고 말하며 데뷔 15년 차에도 색다른 변신을 꾀했다.
그동안 무수한 공연과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해 온 씨엔블루는 새 앨범 '엑스'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 그리고 가능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렇듯 '엑스'는 미니 10집 이상으로 10배만큼의 성장, 무궁무진한 미래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021년 발표한 미니 9집 '원티드(WANTED)' 이후 3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만큼 세 멤버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동시에 설렘이 역력했다.
이정신은 "공백기 동안 투어를 많이 돌았지만 한국에서의 컴백은 오랜만이라 저희도 반갑다"며 "올해 팬분들과 씨엔블루 활동을 많이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요즘 페스티벌이나 대학축제도 다니고 있고 컴백도 하게 돼서 팬분들도 좋아하신다. 음악방송도 하니까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용화는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지만 컴백 때마다 늘 같은 마음이다. 데뷔 때부터 앨범 낼 때는 아직도 긴장된다. 음원이 나오기 전까진 결과를 알지 못하지 않나. 설레기도 하면서 아직도 타오르는 불꽃이 있다는 걸 느낀다"고 컴백 소감을 말했다.
강민혁은 "3년 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더 특별한 것도 있고 언제 이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나 싶다"며 "이번 앨범은 (이)정신이도 그렇고 저도 참여를 많이 해서 더 소중하다. 많은 분께 한 곡 한 곡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멤버들의 말처럼 정말 '컴백' 빼고 다 했다. 씨엔블루는 올해 3월부터 7개 지역에서 아시아 투어를 개최, 최근에는 일본 인기 록밴드 우버월드(UVERworld)와 한일 합동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보야지 인투 엑스(VOYAFGE into X)'로 국내 팬들과 만났다.
숱한 공연과 페스티벌, 대학축제를 전전해 온 이들이 앨범을 내는 데에는 3년이나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정용화는 "1년에 한 번씩 (앨범을) 내자고 생각은 하는데 쉽지 않다. 공연장을 잡고 투어를 하다 보면 1년이 지나고 내년 초에 컴백을 하자고 논의하고. 매번 이런 식이다. 사실 3년이나 지났는지도 몰랐다. 이렇게 생각하니 나이를 빨리 먹는 것 같다.(웃음)"이라고 털어놨다.
'외톨이야'를 외치던 소년들이 벌써 데뷔 15년 차의 밴드가 됐다. 15년차에 나온 열 번째 앨범인 만큼 멤버들에게도 결코 평범한 앨범은 아니다. 강민혁은 "앨범명 '엑스'는 로마자 10과 무한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끼린 '벌써 미니 10집이나 냈구나'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 의미 있는 숫자에 오랜만에 컴백하는 만큼 혼신의 힘을 실었다"고 전했다.
강민혁뿐만 아니라 모든 멤버가 "신중에 신중을 가한 앨범"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단언 '노래'였다. 이정신은 "대중음악을 하는 밴드다 보니까 밴드로 보여줄 수 있는 동시에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더라. 15년 차에도 계속 욕심이 생긴 탓에 늦어진 것 같다"고 컴백이 미뤄진 배경을 말했다.
타이틀곡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A Sleepless Night)'는 독특한 휘슬 소리의 도입부가 인상적인 미디엄 템포 록 장르의 곡이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반복되는 추억과 그리움이 여전히 맴도는 상황을 그려 냈다.
하상욱 시인의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구절을 인용했다는 점 또한 인상적.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정용화는 "사실 시집을 따로 보거나 영감을 받기 위해 책을 읽는 타입은 아닌데 구글에서 (하상욱의 시를 이용한) 캘리그라피를 보게 됐다. 그리움이란 뭘까 생각하다가 사람을 그리워하는 건지, 그 사람과 있었던 때를 그리워하는 건지, 그때의 사람을 그리워하는 건지 이런 거에 꽂히게 되더라. 멜로디를 입히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강민혁은 정용화에 대해 "평소에 꽂힌 단어가 있으면 메모해 놓는 편이다. '레이서(Racer)'라는 수록곡이 있는데 형(정용화)이 운전을 하다가 옆에 있는 차가 되게 빨리 지나가길래 '와 레이서 같다'라고 한 말이 곡으로 재탄생한 것. 평소에 지나치는 단어나 말도 기억을 잘하는 편이라 좋은 노래들이 탄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직접 하상욱 시인과 컨택, 흔쾌히 승낙했음에 기뻐한 정용화는 "저희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회사에 여쭤봤는데 일단 무조건 허가를 받아야 된다고 하더라.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면서 "하나 당부하신 건 '그리운 건'에서 '운'과 '건'을 띄어쓰기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4구절씩 맞춰서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라는 곡명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씨엔블루 멤버들은 "앨범과 교환하면서 하상욱 시인님의 시집에 사인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하고 바랐다.
그렇다면 씨엔블루의 '그리운 때'는 언제일까. 멤버들은 일제히 2009년 데뷔 때를 떠올렸다. 이정신은 "개인적으로 데뷔했을 때가 가장 그립다. 유독 시간이 빨리 지나갔던 것 같다 . 핸드폰도 없을 때라 1등하고 그런 것도 자각이 잘 안됐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이라 더 그리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정용화 역시 "데뷔 앨범 녹음 다 하고 모니터 음원을 받아서 연습하라고 딱 들었을 때 설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땐 우리 음원을 빨리 들려주고 싶은데 앨범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 카니발 안에서 노래를 크게 틀고 일부러 홍대 몇 바퀴를 돌고 그랬다. 사람들의 반응이 막 궁금하고 그랬던 시기가 있었는데 정말 순수하게 음악했던 것 같다"고 했다.
데뷔 15년 차의 여유로움과 동시에 멤버들의 눈빛은 갓 신인처럼 반짝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도 불타오른다"고 했다. 정용화는 "아직도 대중들에게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최근에 열정이 더 불타올라서 음악 만들 때도 신중했던 것 같다"고 했다.
정용화는 "늘 하던 대로, 그러면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저희를 음악방송에서 '외톨이야' 부르던 때로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에 록 페스티벌 같은 곳에서 라이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선하게 생각해 주시는 분들도 생기더라. 라이브에 대한 자신감도 있고 우리는 공연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최고의 무기 아닐까. 조금씩 소문이 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흐뭇함을 드러냈다.
씨엔블루는 신보 '엑스'를 "10집 다운 앨범"이라고 일컬었다. 이정신은 "지금까지 씨엔블루를 하면서 생긴 노하우부터 새로운 도전까지 집약체처럼 들어 있는 앨범이다. 처음에는 정규도 생각했는데 미니가 되더라도 알맹이가 있는 앨범을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15년을 넘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앨범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용화는 "7집, 8집도 물론 뜻깊지만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10집처럼 숫자 '0'이 붙으면 더 챙기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앨범은 20집을 가기 위한 새로운 시작인 것 같고 씨엔블루가 다시 내딛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20집 때도 인터뷰하고 싶다. (웃음)"이라고 말했다.
강민혁은 "열 번째 앨범이라는 것 자체가 그동안 저희가 해온 음악에 대한 연륜과 경험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의미 같다. 10이라는 숫자가 엄청 거대한 것 같지만 사실 제 나이에 있어서, 그리고 밴드 활동을 함에 있어서는 한창의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서른이 됐는데 또 다른 청춘을 알리는 앨범이라 의미가 크다"고 애정을 보였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