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한 뒤 손주영을 비롯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수원,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칭찬이 절로 나오는 투구였다.
LG 트윈스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6-5로 신승을 거뒀다.
앞서 잠실서 열린 1차전서 2-3으로 패한 뒤 2차전서 7-2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이뤘다. 3차전까지 차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100%를 거머쥐었다. 역대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2차전까지 1승1패인 경우 3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6회 중 6회에 해당했다. LG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지명타자)-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최원태.
최원태는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점), 투구 수 65개로 물러났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선발 손주영이 흐름을 바꿨다. 5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64개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결국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선수 역대 42번째이며 LG 소속으로는 5번째 기록이다.
이어 마무리 유영찬이 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리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구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타선에서는 오스틴이 2-3으로 뒤처진 5회초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내며 결승타를 장식했다.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을 자랑했다. 더불어 호수비도 보탰다. 박동원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홍창기가 4타수 1안타 2타점 등을 지원했다.
LG 트윈스 투수 손주영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데일리 MVP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원, 고아라 기자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이 최고의 활약을 했다. 롱맨으로서 자기 역할을 정말 잘해줬고 완벽한 피칭을 해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손주영은 3회말 2사 1, 2루에 등판한 뒤 8회말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9회말 유영찬에게 바통을 넘겼다. 염 감독은 "손주영을 9회까지도 생각했는데, 7회까지 2500~2600 정도 나오던 RPM(분당 회전수)이 8회에 2400대로 떨어진 걸 보고 바꿨다"며 "전광판에 RPM이 표시돼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나오는 구속과 같이 체크했다. 손주영에게 3~4이닝을 주문했는데 더 긴 이닝을 끌어줬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유영찬이 경기를 끝냈다면 좋았을 텐데 에르난데스를 쓴 게 아쉽다. 유영찬은 투런 홈런을 맞긴 했지만 남은 포스트시즌 계속 활용해야 한다. 그래도 승리했으니 잘 이겨낼 것이다"고 덧붙였다.
본래 이날 에르난데스에게 휴식을 주려 했다. 언제부터 준비시켰을까. 염 감독은 "9회에 유영찬을 내보낸 뒤 바로 준비하라고 했다. 약간 불안한 느낌이 있어 그렇게 했고 에르난데스를 쓰게 됐다"며 "에르난데스는 4차전에도 이기고 있다면 무조건 등판할 것이다.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면) 3일간 휴식일이 있어 무리해서라도 기용하려 한다. 지고 있을 땐 나오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에르난데스가 경기 전 캐치볼 해보니 팔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했다. 안 좋다고 했으면 유영찬으로 계속 갔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4차전에서 마무리투수가 등판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와 유영찬이 같이 세이브를 올린다고 보면 될 듯하다. 에르난데스가 먼저 등판하면 유영찬이 마무리한다. 에르난데스를 아껴뒀다면 유영찬이 8회, 에르난데스가 9회에 나갈 수도 있다"고 답했다.
LG 트윈스 선수들이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수원, 고아라 기자
손주영과 최원태의 향후 기용법에 관해서는 "손주영은 준플레이오프 등판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근데 5차전에도 나갈 순 있다. 플레이오프에선 선발로 쓸 것이다"며 "최원태는 준플레이오프엔 더 나오지 않는다. 플레이오프서 선발 등판할 것이다. 그때부턴 선발 3명이 아닌 4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4차전 선발투수는 디트릭 엔스다. 지난 5일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실점, 투구 수 87개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투구 수 제한은 없다. 그 전에 충분한 휴식기를 가졌고, 1차전에서도 6이닝이나 90구를 채우지 않았다. 투구 수와 관계없이 상황이 좋으면 최대한 끌고 갈 것이다"고 언급했다.
타선의 활약도 돌아봤다. 염 감독은 "이번 경기에선 뛰는 야구보다 '빅볼'을 생각했는데 박동원이 홈런을 치면서 전체적인 타선의 물꼬를 터줬다. 분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며 "오스틴의 3점 홈런으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수원,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