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윤현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배우 겸 감독 구혜선이 시대를 앞서간 아쉬움을 전했다.
구혜선은 2011년 연출 데뷔작 '복숭아나무'로 조승우, 남상미와 함께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후 지난 2022년에도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 커비로드에서 '복숭아나무'를 다시 한번 소개하기도 했다.
다시 부산을 찾게 된 그는 "확실히 나이를 먹으면 설레는 게 없어지는 것 같다"라며 감독으로서 17년의 세월이 지나 영화제의 설렘을 느끼지는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영화배우로 온 적이 없고 감독으로만 다녔다"라며 "오신 배우들과는 잘 모르는데 감독님은 다 안다. 그대로 계시더라. 그래서 그 분들도 사실 저를 배우라고 생각 안 하신다. '구 감독'이라고 부르시고, 배우 대접을 안 해주신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올해 구혜선이 선보이는 '스튜디오 구혜선'은 뮤직 드라마 형태의 다큐멘터리로, 2012년 구혜선이 제작, 감독한 장편영화 '복숭아나무'를 배경으로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복숭아나무가 '그리고 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그는 "넷플릭스가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기 전에 '복숭아나무'를 계약했다. 지금은 계약이 끝나 내려간 것으로 안다. 영화를 관객분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넷플릭스 덕에 사람들이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개봉 당시보다 평점이 올라갔다"라며 12년이 지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튜디오 구혜선'의 장편 원작은 지금 15분 단편과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구혜선의 설명이다. 그는 "자전적인 영화 단편들을 썼고, 복숭아 나무도 섞어서 영화를 왜 했고, 음악을 왜 만들었는지 이런 내용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4년 전에 영화 음악을 만들고 반려동물이 6마리를 보내고 작업이 중단됐다. 2년 동안 음악을 못 듣겠더라. 얼마 전에 고프로 하나 들고 제주도 가서 애들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아픔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2년 만에 음악을 들었는데, 음악이 참 슬프더라.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저 같은 아픔이 있으신 분들이 편안한 마음이 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혜선은 "후반 작업을 하고 있고, 보여드리고 싶은데 영화 산업이 안 좋다고 해서 극장 개봉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영화제 등으로 관객을 찾아뵙고 싶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지금에야 스타들은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쉽게 보이지만, 구혜선의 데뷔 초였던 20여 년 전에는 영화 연출,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몰입한 그의 모습이 대중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추기도 했다.
구혜선은 "그런 시대가 온 것 같다. 저는 당시에 확고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방황하는 것으로 보였나 보더라. 지금은 학교 커리큘럼도 다 융합이다. 다 섞여 있다. 과목명도 '사회과학예술철학' 이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게 지금 20살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열정은 있지만 그때의 에너지를 못 따라간다"라고 시대를 앞서간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스튜디오 구혜선'에 대해 "15분으로 어떤 의미가 전달될까 싶은데 보시고 음악이 편안하니까 편안해지셨으면 좋겠다. 장편 나왔을 때도 많이 봐주시길 바란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아이오케이컴퍼니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