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부산 홈 팬들 앞에서 KBO리그 역대 두 번째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신기록 달성은 미뤄졌지만 '아홉수'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레이예스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의 팀 간 16차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레이예스는 이날 1회말 첫 타석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KIA 좌완 영건 윤영철을 상대로 타이밍을 잡는 데 애를 먹으면서 특유의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두 번째 타석에서 아쉬움을 풀었다. 롯데가 0-0으로 맞선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영철 공략에 성공했다. 깨끗한 중전 안타로 시즌 200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레이예스는 원 볼에서 윤영철의 2구째 134km짜리 직구를 받아쳤다. 몸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온 공을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콘택, KIA 중견수 김호령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롯데는 레이예스의 시즌 200번째 안타가 생산되자 전광판에 이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2만 2758명의 관중들도 레이예스를 향해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레이예스는 지난 27일 NC 다이노스와의 사직 홈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시즌 199번째 안타를 때려내며 2020년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함께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개인 최다 안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레이예스는 다만 199안타 이후 '아홉수'에 걸렸다. 이후 4번의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200안타는 28일 KIA전에서 재도전에 나섰다. 게임 초반 200안타를 손에 넣으면서 역대 외국인 타자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KBO리그는 1982년 출범 이후 단일 시즌 200안타를 기록한 타자는 서건창(KIA 타이거즈)뿐이었다. 서건창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4 시즌 당시 9개 구단, 128경기 체제에서 200안타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는 2015 시즌부터 제10구단 KT 위즈가 1군에 합류하고 경기 숫자도 144경기로 늘어났다. 하지만 서건창 이후 지난해까지 누구도 200안타 고지를 밟지 못했다. 2020년 두산 베어스 소속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199안타를 쳐냈지만 딱 하나가 모자랐다.
레이예스는 경기 종료 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다. 안타를 많이 생산해서 개인적인 기록은 얻어가지만 이 기록이 팀의 승리와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져야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200안타가 나올 듯 안 나올 듯 하다가 오늘 나오게 되어 상당히 기뻤다. 꾸준히 타석에 들어갈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많은 안타를 생산해 낼 수 있었다. 202안타가 KBO 신기록인데, 감독, 코치님과 선수단이 배려해준만큼 꼭 달성하고 싶다. 마지막 경기에 매 타석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레이예스는 200안타 이후 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서건창의 201안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는 못했다. 오는 10월 1일 창원 NC전이 마지막 기회다.
레이예스도 "200개의 안타 모두 기억에 남지만, 가장 기뻤던 안타는 오늘 친 200번째 안타다. 단일 시즌 외국인 최다 안타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마지막 경기에 2개 이상의 안타를 치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