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과 조수행이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동일팀 동반 50도루의 역사를 썼다. 두 사람은 특유의 빠른 발로 SSG 랜더스를 무너뜨리고 팀의 4위 수성을 이끌었다.
정수빈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두산의 8-4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수빈은 이날 두산이 0-1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팀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2사 후 터진 4번타자 김재환의 2점 홈런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정수빈은 빠른 발을 앞세워 SSG 내야를 부지런히 흔들었다. 2회말 시즌 50호 도루, 5회말 51호 도루를 성공시켰다. 5회말의 경우 무사 3루에서 볼넷을 골라낸 뒤 김재호의 타석 때 베이스를 훔쳐 후속타자 김재호가 더블 플레이에 대한 부담 없이 편안하게 타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정수빈이 50도루 고지를 밟으면서 두산은 현재 리그 도루 부문 1위 조수행(63)과 함께 2024 시즌 2명이나 5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를 배출하게 됐다.
KBO리그는 1982년 출범 이후 1997년 OB(현 두산) 정수근(50도루)과 김민호(47도루), 2015년 NC 다이노스 박민우(46도루)와 김종호(41도루), 에릭 테임즈(40도루)가 2명 이상 동반 40도루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동반 50도루는 전례가 없었다.
두산은 '발야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2007년 이종욱(47도루), 고영민(36도루), 민병헌(30도루)까지 30도루 3명을 배출했던 적은 있지만 동반 50도루는 17년 전 이상의 성과다.
조수행은 이날 게임에서 도루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두산이 3-4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 안타 출루 후 특유의 스피드를 뽐냈다. 후속타자 정수빈의 타석 때 SSG 선발투수 송영진의 폭투를 틈 타 두 번이나 추가 진루에 성공하면서 팀 역전의 발판을 놨다.
두산은 정수빈이 지난해 39도루로 생애 첫 도루 1위에 올랐던 가운데 올해는 조수행이 도루 타이틀을 따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년 연속 도루왕을 배출하는 기분 좋은 성과를 얻었다.
정수빈은 경기 종료 후 "동일팀 동반 50도루라는 쉽지 않은 기록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역대 최초'의 기록을 우리 두산 베어스 팀이 만들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두산 베어스에서 도루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분 좋다. 조수행과는 (도루왕을 놓고) 경쟁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이날 SSG전 승리로 자력으로 4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정수빈과 조수행의 '발'은 두산에게 큰 무기다. 두 사람의 베이스 러닝과 도루 능력이 승부처 때마다 요긴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수빈도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팀원 모두가 알고 있다. 남은 3경기도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누상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인 정수빈과 조수행을 칭찬하고 싶다다. 역대 최초 동반 50도루 기록이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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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