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 백업으로 전락한 바에이른 뮌헨 수비수 에릭 다이어의 입지가 조만간 더 줄어들 것이란 견해가 나왔다.
뮌헨에 입단하자마자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일본인 수비수 이토 히로키가 복귀하면 다이어가 이토에게 밀릴 것으로 예상됐다.
독일 최고 축구지 '키커'가 다이어의 급추락 소식을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키커는 최근 펴낸 뮌헨 관련 보도를 통해 지난 6월 부임한 벨기에 출신 뱅상 콤파니 감독의 선수단 운영을 소개한 뒤 몇몇 포지션에서 입지가 뒤바뀐 선수들을 전했다. 이 중 다이어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혔다.
다이어는 지난 1월까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은 수비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조세 무리뉴 감독,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거치면서 장기간 주전급으로 뛰었던 그는 지난해 여름 토트넘에 전 호주 대표팀 사령탑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오면서 설 자리를 완전히 잃었다. 결국 절친 해리 케인이 있는 뮌헨 이적을 모색한 끝에 지난 1월 임대로 입단했다. 이어 2월부터 아시안컵으로 결장 중인 김민재 대신 주전을 꿰차며 약정에 따라 완전 이적까지 일궈내는 대반전에 성공했다. 다이어는 김민재가 아시안컵 이후 뮌헨에 복귀한 뒤에도 주전 입지를 유지했다.
다만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이 물러나고 콤파니 감독이 온 뒤엔 지위가 다시 달라졌다. 콤파니 감독은 부임 뒤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맨유로 이적시켰으며 다이어에 대해선 벤치 대기를 지시했다.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등 지난 시즌 전반기 주전 센터백으로 뛰다가 밀려난 이들이 콤파니 감독 오고 나서 다시 선발로 뛰고 있다.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에 대한 굳은 신뢰를 표시하면서 다이어는 로테이션 멤버에도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이어는 지난달 25일 볼프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선 부상으로 빠져나간 김민재 대신 들어와 10여분 뛰었다. 이어 지난 18일 UEFA 챔피언스리그 디나모 자그레브전에선 승세가 일찌감치 뮌헨 쪽으로 기울면서 김민재 체력 안배용으로 교체투입됐다.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 둑일축구협회(DFB) 포칼 등 3개 대회를 바쁘게 소화하는 뮌헨이 다이어에게 내줄 공간은 왜 없을까.
콤파니 감독은 다이어를 센터백 3번 옵션도 아닌 4번 옵션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키커는 "다이어는 경기장 전체에서의 압박을 선호하는 콤파니 감독 수비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이어는 다리 골절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토가 복귀하면 센터백 4번 옵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콤파니 감독 계획에 거의 없는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어는 지난 3~5월 분데스리가 최고의 화제 선수였다. 토트넘에서 뛸 자리가 없었던 선수가 그보다 더 큰 구단인 뮌헨에 와서 스타 수비수들을 제치고 주전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팬들에겐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인 김민재를 뒤에서 손가락으로 조종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며 세계적인 클래스를 자랑했던 수비수 출신 콤파니 감독이 온 뒤 스피드가 없고 실수가 잦은 그는 출전시간을 찾기 어려운 선수가 되고 있다.
키커는 다이어가 콤파니 감독의 소통 부족과 로테이션 결여 등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보도한 적도 있다. 한 마디로 김민재에 밀린 것이 불만이라는 뜻이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