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주전으로 뛰는 몇 명을 제외하면 선수들에게 '내 자리'라는 게 없다. 경쟁을 통해 더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2024 시즌 잔여 경기에서 야수 파트에 건전한 긴장감을 불어 넣겠다는 뜻을 밝혔다. 팀 뎁스 강화를 위해 여러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면서 '내부 경쟁'율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경문 감독은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15차전 우천취소에 앞서 "정규시즌 144경기를 주전 선수들로만 치를 수는 없다"며 "선수층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권광민, 문현빈이 잘해주고 있다. 이진영도 게임을 많이 나간 건 아니지만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22일 현재 2024 시즌 63승 72패 2무, 승률 0.467로 8위에 머무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전임 최원호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지난 6월 4일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까지 80경기 39승 40패 1무로 5할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했다.
한화는 다만 안타깝게도 2024 시즌 포스트시즌 초대장이 사실상 멀어진 상태다. 2019년부터 시작된 '야구' 없는 가을이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화에게 남은 기적의 5강 시나리오는 정규시즌 잔여 7경기를 모두 승리한 뒤 5위 KT 위즈(69승 69패 2무)가 잔여 4경기에서 2승 이상을 거두지 않는 것뿐이다. 여기에 6위 SSG 랜더스(67승 68패 2무), 7위 롯데 자이언츠(62승 70패 4무)의 결과도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정규시즌 막판에도 선수단 내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야수들에게 고르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면서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베어스(2004-2011), NC 다이노스(2012-2018)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에도 야수진의 세대 교체, 백업층 강화에서 수차례 성공을 거뒀다. 한화도 강팀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서는 야수진에서 더 성장하는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한화는 타선의 핵 노시환, 채은성과 베테랑 안치홍에 올 시즌 이도윤-황영묵 키스톤 콤비가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태연도 리그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능력을 뽐냈다. 그러나 백업 야수층이 두껍지 않았던 만큼 2025 시즌을 앞두고 유망주들의 성장세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최근 한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타자는 외야수 권광민이다. 권광민은 지난 3일 올해 첫 1군 엔트리 등록 후 12경기에서 타율 0.433(30타수 13안타) 4홈런 9타점 OPS 1.418로 맹타를 휘둘렀다.
뚜렷한 수비 포지션이 없어 대타 역할에 머물렀던 2년차 문현빈도 최근 들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지난 17~19일 창원 NC 다이노스 원정 3연전에 모두 선발출전해 안타를 생산했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상태로 정규시즌을 마치면 다음 시즌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확률이 크다"며 최근 어린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야구는 계속해서 경쟁이다. 주전 선수 몇 명을 빼놓고는 '이게 내 자리다'라고 할 수 없다. 자리는 항상 모르는 것"이라면서 "감독은 경쟁을 시켜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내고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한화가 더 강해지려면 백업 선수들이 언제든 게임에 나갈 수 있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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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