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 디렉터 막스 에베를이 팬들이 반대한 마테이스 더 리흐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방출 이유로 김민재의 존재를 꼽았다.
영국 매체 '더 스탠더드'는 16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 디렉터 막스 에베를은 이번 여름 클럽이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매각한 것을 옹호했다"라고 보도했다.
뮌헨은 지난달 14일 네덜란드 센터백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모로코 풀백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보냈다. 더 리히트는 맨유와 2029년 6월까지 유효한 5년 계약을 맺었고, 마즈라위의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까지이다. 두 선수 모두 계약서에 1년 연장 옵션이 있다.
두 선수를 맨유에 팔면서 뮌헨은 상당한 이적료 수익을 벌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더 리흐트는 기본 이적료 4500만 유로(약 675억원)와 옵션 500만 유로(약 75억원)에 방출했다. 마즈라위는 기본 이적료 1500만 유로(약 225억원)와 옵션 500만 유로에 맨유와 합의했다.
1999년생 더 리흐트는 지난 2022년 이적료 6700만 유로(약 1012억원)에 유벤투스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 입단 후 그는 2년 동안 부상으로 인해 적지 않은 경기를 놓치면서 73경기 소화했다. 또 연봉이 1500만 유로(약 225억원)에 이르러 뮌헨 내에서도 고액 연봉자로 분류됐다.
뮌헨은 이번 여름 연봉도 높은데 부상 횟수도 많은 더 리흐트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마침 그의 아약스 시절 스승이었던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지휘 중인 맨유가 더 리흐트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또 센터백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은 점이 뮌헨이 망설임 없이 더 리흐트를 팔게 한 배경이 됐다. 현재 뮌헨의 1군 센터백 숫자는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다이어, 이토 히로키까지 4명이나 있다. 풀백인 요시프 스타니시치와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도 유사시 센터백 자리를 볼 수 있다.
다만 뮌헨 팬들은 더 리흐트를 방출하기로 한 구단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더 리흐트를 뮌헨에 잔류시키기 위해 청원 서명까지 진행했고, 무려 1만 6000명이 넘는 팬들이 서명을 통해 더 리흐트 방출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팬들은 청원서를 통해 "우리 모두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바이에른 뮌헨에 남기를 바란다"라며 "더 리흐트는 자신이 세계적인 수준의 수비수이며 우리 선수단에서 최고라는 걸 증명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파는 건 엄청나게 끔찍한 결정이 될 것이고 우리는 분명히 후회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를 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한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팬들이 청원 서명까지 더 리흐트 매각을 반대했지만 뮌헨의 결심을 바꾸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에베를 디렉터는 팬들에게 어째서 더 리흐트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는지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더 리흐트 매각 이유에 대해 에베를 디렉터는 "청원 등을 포함해 많은 팬들이 더 리흐트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를 팔아야 했기 때문에 난 이런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더 높은 위치에서 수비할 수 있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에게 더 편안함을 느꼈다"라며 "그리그 더 리흐트에게 제안이 들어왔다"라고 덧붙였다.
구단 사정상 선수를 팔아야 했고, 더 리흐트가 출전했을 때보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나왔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판단해 더 리흐트를 매각하기로 했다는 게 에베를 디렉터의 설명이다.
한편 더 리흐트가 떠난 후 김민재는 시즌 초반이지만 더 리흐트에 대한 팬들의 그리움을 조금씩 지워가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김민재는 시즌 첫 공식전인 SSV 울름 1846과의 2024-25시즌 독일축구연맹(DFB)-포칼 1라운드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올시즌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시즌 첫 공식 경기인 올름전에서 김민재는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4-0 대승에 일조했다. 상대가 독일 2부리그 클럽이었지만 김민재는 이날 탄탄한 수비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패스로 득점의 기점 역할을 수행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괴물이 돌아왔다"라며 김민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체는 특히 김민재를 '황제'라는 뜻을 가진 '더 카이저(Der Kaiser)'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곧바로 볼프스부르크와의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큰 실수를 범해 실점을 허용하면서 혹평을 받았다. 경기는 3-2 뮌헨의 승리로 끝났지만 개막전부터 실점 빌미가 되면서 다시 벤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다행히 김민재는 지난 2일 SC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2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하며 2-0 무실점 승리를 이끌어 반등에 성공했다.
또 지난 15일 홀슈타인 킬과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90분을 뛰면서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날 김민재는 또다시 정확한 롱패스로 득점의 기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뮌헨의 6-1 대승에 일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