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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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팬페이지] 그래도 박종훈 감독의 경질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기사입력 2011.09.20 22:10 / 기사수정 2011.09.20 22:10

김준영 기자

[revival] LG는 올 시즌에도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99.9% 사실입니다.

55승 1무 64패의 5위 LG는 20일 현재 4위 KIA에 8.5경기 떨어져 있습니다. LG에 남은 경기는 고작 13경기. 리드문을 저렇게 구성해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요즘 LG를 보면서 느끼는 건 갈수록 용두사미의 시즌이 돼간다는 겁니다. 어쩌면 올 시즌에는 시즌 중반까지 4위를 지켰기에 팬들의 박탈감은 더욱 클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임찬규, 한희 등의 이해할 수 없는 잦은 기용에 이어 최근에는 코치진의 의견 충돌이 TV 중계방송 화면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씁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박종훈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을 드는 시각이 만연해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미 'LG가 모 감독을 내정했다더라.' '코치진은 어떻게 하겠다더라.' 식의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지난해 4강팀 감독들이 현재 모두 물러나며 '성적 제일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5년 계약 중 2년째를 마쳐가는 박 감독도 예외일 수가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올 시즌 후 박 감독의 거취가 어찌되든 구단의 심판에 들어설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사실, 5년 계약이라고 해도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성적 앞에 박 감독이 할 말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박 감독의 경질을 쉽게 결정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단순히 '감독이 바뀌면 팀이 나아지겠지'라는 판단을 내리는 것도 섣부른 판단입니다. 최근 LG는 8개 구단 중 가장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이병규 이택근 영입을 시작으로 박현준, 김선규, 윤상균을 트레이드로 데려왔으며, 올 시즌 중에는 유원상, 김성현과 송신영 등을 연이어 데려오며 부족한 부분을 보강했습니다. 표면적으로 선수단 구성은 근래 몇 년 들어 가장 좋아졌습니다. 물론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또다시 곤두박질쳤습니다. 하지만, 그걸 100% 박 감독이 책임지는 것도 이상한 일입니다.

작금의 LG는 감독 교체가 능사가 아닙니다. 트레이드로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왜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우선입니다. 만약, 그 결과 박 감독의 선수단 운용에 크나큰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지만, 좀 더 다양한 이유가 나온다면, 종합적이고 다 각도로 판단해 거취를 결정하면 됩니다. 단순히 마녀사냥식의 경질 분위기 조성은 LG에 전혀 도움이 될 게 없습니다.

알고 보면 사실상 4강 진입이 좌절된 지금이 LG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지도 모릅니다. 벤치 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무리한 총력전은 지양하는 시기이고, 선수들도 한결 부담감을 덜고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순수한 자기 실력이 그대로 경기에 투영됩니다. LG 구단은 남은 13경기서 벤치의 성향을 파악하고, 벤치는 선수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올 시즌의 실패와 내년 시즌의 성공을 위해 연구를 하는 게 우선적이지 않을까요. 경질을 위한 경질은, 또 다른 실패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사진=박종훈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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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reviva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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