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1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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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법정서 유죄 인정, 중국은 법치국가"…中 외교부, '눈물 기자회견'에 입장 밝혀

기사입력 2024.09.12 22:20 / 기사수정 2024.09.12 22:2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중징계를 받은 손준호(수원FC)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내자 중국 외교부도 입장을 밝혔다.

복수의 중국 매체들은 12일(한국시간) 손준호의 기자회견 내용에 관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내용을 보도했다.

손준호는 지난 9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축구 활동 정지’ 처분을 받자 11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감담회에서 그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손준호는 간담회에서 자신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이 없으며, 중국 공안의 협박에 못 이겨 공안 조사 초기 단계에서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눈물을 쏟아냈다.



한편 손준호의 기자회견 후 마오닝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 한국 기자로부터 "손준호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고 자신과 가족이 중국 경찰로부터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한 중국 측은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변인은 "올해 3월 중국 사법당국은 손준호가 비(非)국가공작인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공개 판결을 내렸다"라며 "손준호는 유죄를 인정해 처벌을 받아들였고, 법정에서 반성을 표명하면서 항소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법치 국가이며, 사법 기간은 엄격한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관련 당사자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공문을 통해 "관계 법기관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전 산둥 구단 선수 손준호가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 거래, 축구 경기 조작, 불법 수익을 취하여 스포츠맨십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스포츠맨십을 상실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준호는 매우 나쁜 사회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축구협회 규율위원회는 '중국축구협회 규율 준칙' 제2조, 제5조, 제73조, 제74조, 제111조 및 '중국축구협회 윤리 및 공정경기위원회 업무규칙(시행)' 등의 규정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은 처벌을 내린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를 비롯해 승부조작과 관련돼 해외로 이적한 중국 선수들의 징계를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를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FIFA를 통해 받아들여진다면, 해당 징계는 전 세계로 확대돼 손준호는 한국에서도 축구 활동을 할 수 없다

선수 생명이 위태로워진 손준호 측은 '승부조작'으로 징계가 내려진 것에 크게 반발하며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조사 과정에서 줄곧 얘기했다. (20만 위안은)절대 그런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산둥 시절 절친한 사이가 된 조선족 선수 진징다오(한국명 김경도)와 서로 필요할 때 돈을 내주고 선물도 사주는 등 여러 번 돈이 오갔었다. 20만 위안(약 3765만원)이 진징다오로부터 온 건 딱 한 차례다. 하지만 이렇게 큰 돈이 왜 왔는지 손준호는 기억하지 못했다. 특히 이 돈은 중국 공안이 승부조작 경기로 지목한 지난해 1월 산둥-상하이 하이강 경기 며칠 뒤 받았다.



손준호는 공안이 제대로 된 증거 없이 진징다오의 자백만으로 자신을 압박 수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 친구(진징다오)와 위챗으로 경기 전에, 또는 문서 내용, 연락 내용 등이 공안의 증거로 단 하나도 없었다. 오직 내 (거짓) 자백만이 증거였다. 그건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바다"라며 "문제가 된 진징다오와 주고받은 20만 위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 모르겠다. 중국 돈으로 오가고 하니 큰돈이 오갔지만, 인지가 잘 안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승부조작은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말할 기회마다 승부조작은 절대 하지 않았다. 정말 당황했다. 내 이름을 발표 안 할 거로 생각했는데 나와서 정말 황당했다"라고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손준호는 눈물을 흘리며 중국 공안의 협박에 못 이겨 공안 조사 초기 단계에서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외교부를 통해 내 아내를 체포해 내가 있던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휴대전화 속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는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며 했다.

이어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라 "통역도 어눌해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공안이 내민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아울러 "축구선수로서 승부조작이 치명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아내, 변호사와 의견을 나누고 고민한 끝에 판사 제안에 '이건 승부조작이 아니라 개인 간 금품 수수 혐의'라고 말했다"며 "그저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나처럼 생각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준호의 기자회견 후 중국 외교부도 입장을 밝혔는데, 손준호 측 주장과 상반된 내용을 전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질 전방이다.

한편 향후 FIFA가 중국축구협회 징계를 존중해 각국 협회에 전파하면 손준호는 지금 뛰고 있는 K리그1에서의 출전이 정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 측은 자신이 받은 돈 20만 위안은 승부조작과 관계 없다며 FIFA 항소, 더 나아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CAS에서 승소할 때까지는 CFA 통지를 거쳐 FIFA가 전파한 징계가 유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손준호 축구인생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이 된 상황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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