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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쇼' 손흥민 "매번 인생 최고의 경기하도록…고개 숙이지 말라고 했다"

기사입력 2024.09.11 10:10 / 기사수정 2024.09.11 10:1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홍명보 감독 복귀 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첫 승을 이끈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매번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은 3차예선 8경기에서 최선 다할 것을 각오했다.

손흥민이 주장 완창을 찬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중동의 복병 오만을 3-1로 꺾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다. 지난 5일 96위 팔레스타인과 홈에서 0-0으로 비겨 첫 경기부터 쏟아지는 비난에 직면했던 홍명보 감독은 오만 원정 승리를 통해 한 숨 돌리고 내달 열리는 3~4차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12년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무스카트에서 3-0 완승을 챙기고 런던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정지은 것에 이어 다시 한 번 오만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었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도 2014년 지휘봉을 내려놓은 후 10년 만에 다시 선임되고 첫 승을 거뒀다.

승리의 처음과 중간, 그리고 끝에 한국 축구 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주장 손흥민이 있었다. 한국은 간판 공격수 손흥민이 모든 골에 관여하며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덕에 '오만 쇼크'를 면하고 미소 지었다.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뒤 "염치 없지만 한 번 더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던 손흥민은 오만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오만 원정 승리 뒤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승점 3을 챙겨가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오늘처럼 어려운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겨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승리가 너무나도 좋다"고 밝힌 뒤 "그렇게 승리하려면 많은 희생과 노력이 동반돼야 하는데, 오늘 모든 선수가 그런 측면에서 하나가 돼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만전 첨병으로 나선 황희찬이 전반 10분 벼락 같은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웃었다. 2선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뒤 바로 아크 정면으로 돌아섰고, 이후 반박자 빠른 오른발 '총알슛'을 날린 것이 오만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수비라인을 내렸다가 오만 반격에 몰린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동점포를 내줬다. 오만은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는데 압둘라흐 파와즈 하립 알 사디의 오른발 프리킥이 문전 앞 한국과 오만 선수들 사이를 지나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판독 결과 처음엔 공격 가담한 아흐메드 알 카미시의 골로 인정됐으나 이후 한국 수비수 정승현의 자책골로 바뀌었다. 



한국엔 손흥민이 있었다.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순간, 손흥민이 해냈다. 후반 37분 아크 왼쪽에서 이강인이 오만 선수 4명 사이로 내준 볼을 손흥민이 몸싸움 속에 간신히 버텨 볼을 지켰다. 손흥민은 어려운 동작에서 강력한 왼발 터닝 슛을 쐈는데 이게 오만 골문 왼쪽 가운데를 출렁였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전드급 공격수의 결정력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10분이 흘렀을 때 주민규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이날 3골에 모두 관여했다. 1골 2도움을 뽑아냈다. 

손흥민이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경기가 적지 않았지만 이날 오만전도 손에 꼽을 경기로 손색이 없었다. 손흥민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는 "매번 최고의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또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감동 있는 경기를 선물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흥민은 최근 자신이 거론하고 있는 경기장 잔디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전에서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적이 있다.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 잔디 상태가 훨씬 좋았다는 게 손흥민의 평가다.



손흥민은 "일단 (오늘)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나도 좋아서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 더 자신 있게 한 것 같다. 이런 부분이 홈 경기장에서도 계속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 중반까지 한국을 곤욕스럽게 만든 오만을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아시아 팀이 정말 발전한 것 같아 같은 아시아 사람으로서 참 뿌듯하다. 이런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칠 수 있어 좋다"며 "우리도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가진 기량을 100% 뽑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팀 분위기 잡으려 했음을 알렸다.

손흥민은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부담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임감을 갖더라도 한 경기가 끝난 것이니 고개 숙일 필요 없다고 많이 말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에게는 이제 (3차 예선) 8경기 남았다.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칠 기회가 8번 남아 있다"며 "이렇게 자신 있게 한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핵심 공격수 손흥민은 오만에서 곧장 영국으로 떠나 주말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를 준비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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