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던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벼랑 끝에 몰려있던 SSG 랜더스는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2 승리를 거둔 뒤 반등에 성공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6이닝 5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SSG는 이 경기를 잡은 뒤 사직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지난 7일 연장 12회 1-1 무승부, 8일 11-6 승리를 거두면서 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KT 위즈를 2.5경기 차로 뒤쫓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 5일 LG전 당시 4-2로 앞선 6회말 2사 후 김광현이 구본혁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에도 투수 교체 대신 에이스를 믿고 갔다. 김광현이 99개의 공을 던진 터였고 점수 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사령탑 입장에서는 불펜을 가동하는 것도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옵션이었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은 김광현에게 6회말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맡겼다. 김광현을 향한 믿음과 신뢰가 깔려있기도 했지만 김광현이 이 고비를 막아내야만 팀 전체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던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광현은 이숭용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LG 최원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완성하고 기분 좋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7일 롯데전에 앞서 "김광현의 5일 LG전 투구를 바라보면서 나뿐 아니라 우리 팀 구성원 모두가 조금 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감독 입장에서 우리 에이스가 어떻게든 막는다는 그런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투수 교체 타이밍을 늦췄던 이유를 설명했다.
김광현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SSG 마운드의 상징 그 자체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야구단이 SSG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한 2021년 이후에도 김광현만큼의 무게감과 실력을 갖춘 투수는 누구도 없다. 2022년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도 김광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2024 시즌 27경기 142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5.13으로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1988년생으로 올해 만 34세가 되면서 에이징 커브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던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이숭용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광현의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구위도 2024 시즌 중반 좋지 않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회복됐다고 보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현재 김광현의 모습을 보면 올 시즌 끝까지 충분히 제 몫을 할 거라고 믿고 있다. 좋지 않았을 때도 계속 믿고 있었다. 최근에는 김광현이 많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또 "김광현이 투구 밸런스가 잡힌 느낌이다. 좋지 않을 때는 힘을 모으는 동작이 약간 분산되는 것 같았다"며 "최근 투구하는 모습을 보면 직구 스피드가 많이 올라왔다. 그만큼 힘을 모아서 때린다는 얘기다. 하체 밸런스가 잡혔고 커맨드도 안정되면서 더 자신 있는 투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던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SSG는 지난 8일 롯데전까지 2024 시즌 61승 67패 2무를 기록 중이다. 5위 KT(64승 65패 2무)의 현재 승률 0.496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후반기 잔여 14경기에서 10승 이상을 따내야 한다. 김광현을 비롯한 선발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이숭용 감독은 "투수들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게 보인다. 타격만 조금 더 뒷받침되면 우리에게도 반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시즌 막판까지 5강 희망을 안고 달리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