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손흥민, 양측이 계약 연장을 원한다면 곧 이뤄질 것이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의 토트넘 담당 기자 알레스디어 골드가 9일(한국시간) 매체를 통해 현지 팬들과의 일문일답으로 현재 답보 상태에 있는 손흥민의 재계약과 관련해 밝혔다.
한 팬이 "손흥민이 곧 계약 연장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을 했고 골드는 "나도 그러길 바란다"라며 "토트넘은 그가 얼마나 그들에게 큰 의미인지 알고 있다. 그는 30대에 여전히 환상적인 선수이며 가장 큰 토트넘의 스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주장이 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확보했다. 하지만 양측이 이를 원한다면 확실해질 거래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4년 재계약을 맺으며 오는 2025년 여름 계약이 만료된다. 다만 1년 연장 옵션이 있어 계약 만료 시점이 2026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
2026년이면 손흥민은 34세가 된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그에게 토트넘이 추가로 재계약을 제안하는 것이 가능한지 고려 중인 상황이다.
2015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해 9년간 대단한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이적 첫 시즌을 제외하면 큰 이적설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적 첫 시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이 있었던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 이적설이 있기도 했지만, 잔류했고 토트넘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의 재계약 관련 이슈가 등장한 건 계약이 1년 반 정도 남은 지난 1월부터다.
지난 2월, 영국 매체 HITC는 "손흥민을 붙잡는 건 토트넘이 올여름 해내야 할 핵심 목표 중 하나"라며 "손흥민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토트넘이 재계약을 원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핵심 리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5년부터 손흥민은 토트넘의 핵심이었다. 이번 시즌 종료 전에 프리미어리그 300경기 출전이 예정돼 있다. 그는 수년간 해리 케인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고 리그에서 47골을 합작했다. 케인이 떠난 뒤에도 손흥민의 페이스는 줄지 않았다. 11경기가 남아있지만, 벌써 지난 시즌 도움과 동률이며 득점수도 넘어섰다"라며 그의 실력 역시 최고라고 전했다.
나아가 매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호흡 역시 손흥민의 잔류 의지의 요소 중 하나라고 전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과 포스테코글루의 관계가 꽃피운 걸 봤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의 삶을 정말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이 사우디 리그의 표적이 된 많은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하나란 사실이 토트넘은 놀랍지 않다. 하지만 손흥민과 포스테코글루 사이의 관계가 재계약을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프로리그가 손흥민을 향한 관심을 지난해부터 드러냈고 구체적인 이적료까지 등장하면서 토트넘 팬들의 불안함이 증폭되기도 했다. 특히 2022-2023시즌 '사우디 챔피언' 알 이티하드가 이적료로만 6500만 달러(한화 약 868억 원)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지난해 6월 A매치 당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PL에서 뛰는 건 자신의 꿈이며, 앞으로도 PL에서 뛰고 싶다는 말로 이적설을 일축했다.
당시 손흥민은 "난 아직 거기에 갈 준비가 안 돼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더 좋고, 여기서 더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라며 직접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기성용이 과거에 남겼던 명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를 언급했다. 나라는 다르지만, 돈을 보고 유럽을 떠나는 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의미이다.
이어 "나한테 돈은 중요하지 않다. 축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 해야 할 게 많다. 토트넘 팬들은 좋아하겠다"라며 토트넘에 잔류할 뜻을 명확하게 전했다.
손흥민은 결국 토트넘에 남았고 토트넘 창단 최초의 아시아 선수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비록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며 자신의 열 번째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만 토트넘이 3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를 대하는 입장이 확고해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토트넘에서 뛸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여름 37세의 나이로 팀을 떠난 토트넘의 레전드 골키퍼 위고 요리스(LA FC)는 1년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활용 받지 못하면서 FA로 떠났다.
손흥민의 절친이었던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도 같은 방법으로 토트넘을 떠났다. 손흥민도 비슷한 방식으로 토트넘을 떠난다면, 1년 계약 연장을 하더라도 2년 뒤에는 FA로 팀을 떠날 수 있는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더군다나 지난 6일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가 "사우디 프로리그 구단들이 손흥민이 FA로 풀릴 경우 그를 영입하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개인 의지에 달린 문제겠지만, 2년 뒤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른 영국 매체 '스포츠몰'은 심지어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등이 소속된 알 이티하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디오 마네가 소속된 알 나스르, 알 아흘리, 네이마르의 알 힐랄까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소유한 4개 구단이 펀드의 지원을 받아 손흥민 영입을 노릴 거라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일단 토트넘에서 모든 걸 이루길 바란다. 그는 최근 BBC와 인터뷰를 통해 "10년 동안 한 팀에 있었다는 건 훌륭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일관성을 유지하고 팀에 무언가를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손흥민은 "나는 아직 내가 이 팀의 레전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해 팀의 레전드로 불린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며 "난 우승하기 위해 토트넘에 왔다. 올해에는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우승 트로피 없이 토트넘을 떠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뒤를 따를지 여부는 2024-2025시즌 성과에 달려있다.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2020-2021시즌 리그컵 등 두 차례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눈물을 흘린 손흥민에겐 토트넘에서의 열 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에 어떠한 트로피라도 들고 싶은 심정이다.
여기에 계약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언제까지 토트넘에서의 커리어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 손흥민의 선수 커리어 말년에 터닝 포인트가 생길지, 혹은 토트넘에 극적으로 다시 남아 낭만적인 마무리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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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