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만 무스카트, 나승우 기자) 3년 전 울산HD를 떠나 일본으로 향했던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대표팀에서 다시 만난 홍명보 감독과 함께하지 못한 지난날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8일 오만에 입성한 대표팀은 입국 당일 현지 적응 훈련을 진행했고, 9일에는 본격적으로 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선수단은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마쳤다. 지난 팔레스타인전 충격 무승부는 잊고, 오만전 승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팔레스타인전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돼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오세훈도 오만전에서는 선발 출전을 노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사실 9월 A매치를 앞두고 오세훈이 대표팀에 발탁된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랐다. 발탁 자체가 놀라운 건 아니었다. 오세훈을 선택한 사람이 홍명보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울산HD 유스 출신인 오세훈은 2018년 프로 데뷔해 아산 임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2021시즌까지 울산에서 뛰었다. 특히 전역 후였던 2021시즌에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밝은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2022시즌을 앞두고 돌연 일본으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 구단은 물론 홍 감독과의 사이가 크게 틀어졌다. 결과적으로 오세훈에게는 아쉬운 결정이었다. 울산이 리그 2연패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오세훈은 일본에서 많이 뛰지 못해 성장이 정체됐다. 라이벌 조규성이 카타르 월드컵에 나가고 유럽에 진출하는 동안 오세훈은 일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번 시즌에는 마치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활약을 바탕으로 6월 A매치 때 대표팀 데뷔전도 치렀다. 이후 홍 감독이 대표팀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오세훈이 다시 대표팀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홍 감독은 현재 실력만을 보고 오세훈을 발탁했다. 오히려 대표팀 감독 부임 후 가장 먼저 보러갔던 선수가 오세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서 전반전 동안 공격이 안 풀리자 후반 시작과 함께 오세훈을 투입했다. 이후 대표팀 공격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세훈은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대표팀에서 다시 만난 홍 감독과 오세훈의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오세훈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홍 감독과 함께하지 못했던 걸 아쉬워했다.
오세훈은 "지난 2년간 사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경기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못 배웠다. 그래도 경기 외적으로 혼자서 많이 생각하고 많이 연구해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발전해왔다. 축구를 떠나 인생이나 삶에 대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되돌아보면 감독님과 더 함께 했으면 더 성장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이렇지만 지난 2년 동안 너무 후회된 적도 많았다. 감독님과 함께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가장 컸다"며 홍 감독과 함께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반성했다.
올 시즌 경기력이 크게 향상된 것에 대해서는 "2년 동안 축구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많이 배웠다. 경기를 못 뛰는 상황에서도 많이 배웠다. 내려가는 시점에서 다시 올라가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말한 건 없다. 그냥 내가 너무나도 죄송스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백 마디 말보다 경기장에서 한 번 더 뛰고 한 번 더 열심히 하고, 한 번 더 희생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좋은 대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오세훈은 "지난 경기에서는 가운데 안에서 볼 키핑이라든지 연결적인 부분, 마무리에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비록 골은 못 넣었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어느정도 성공했다. 실패한 부분도 있지만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오만전 득점) 예감도 좋고 자신감도 있다. 책임감도 있다. 그래도 골을 넣기보다 승리가 우선이다. 골 찬스가 있더라도 동료 선수가 옆에 있으면 줄 만큼 믿음과 신뢰도 있다. 일단 승리가 가장 우선이다"라고 오만전을 통한 홍명보호 대반전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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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