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라힘 스털링이 돈보다 커리어를 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막대한 연봉 제의를 받았음에도 부활을 위해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택했다.
영국 매체 '풋볼 365'는 31일(한국시간) "라힘 스털링은 이적시장 마감일에 아스널 이적을 확정 짓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액 제안을 거절했다"라고 보도했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은 3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털링이 한 시즌 임대로 첼시에서 아스널로 합류했다"라고 발표했다.
1994년생 잉글랜드 윙어 스털링은 올시즌 경기를 뛰기 위해선 첼시를 떠나야만 했다. 그는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명단 제외를 당하자 곧바로 성명문을 발표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구단과 대립했다.
스털링 측은 성명을 통해 "스털링은 앞으로 3년 동안 첼시에서 뛰기로 계약을 맺었다. 개인 훈련을 위해 2주 일찍 영국으로 돌아왔고, 새 감독(마레스카) 아래서 긍정적인 프리시즌을 보냈으며, 새 감독과 좋은 업무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스털링은 첼시와 자신이 존경하는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언제나 헌신하고 있으며, 이번 주 구단의 공식 경기 전 자료에 자신이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스털링이 이번 주말 경기(맨시티전)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스털링 측은 "우리는 스털링의 클럽 내 미래에 대해 구단과 항상 긍정적인 대화를 나눠왔고, 확신을 얻어왔다. 그 때문에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구단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까지 우리는 스털링이 새로운 시즌을 긍정적으로 시작하려는 열망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털링의 성면은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첼시는 스털링을 방출하기 위해 팀 훈련과 유럽대항전 명단에서 제외하고 그의 등번호 7번까지 다른 선수에게 주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첼시를 이끄는 엔소 마레스카 감독은 이미 공식 석상에서 스털링에게 경기에 뛰고 싶으면 팀을 떠나라고 말했다. 그는 "라힘 스털링과 벤 칠웰은 따로 훈련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첼시 선수이지만 모두에게 출전 시간을 줄 수는 없다. 뛰고 싶은 선수는 떠나는 게 낫다"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여름 스털링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새 팀을 찾기 시작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적설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아스널에 새 둥지를 틀었다.
스털링이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후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스털링을 노렸던 팀들 중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도 있었는데, 스털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뛰기 위해 사우디가 제공하는 천문학적인 급여를 거절했다.
영국 '데일리 미러'를 인용한 매체는 "스털링은 첼시에서 아스널로 임대 이적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시한 주급 65만 파운드(약 11억 4100만원)의 엄청난 제안을 거절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봉으로 환산하면 3380만 파운드(약 593억원)에 해당된다"라며 "이 놀라운 제안은 첼시에서 주급 30만 파운드(약 5억 2700만원)를 받고 있던 스털링 연봉의 2배가 넘는다"라고 덧붙였다.
또 "스털링은 첼시와 아스널 간의 협상이 시작되기 이틀 전에 사우디의 관심을 거부했다"라며 "첼시는 스털링에게 익명의 사우디 클럽의 관심을 전했지만 스털링은 고집을 부리며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한 것으로 여겨질 만한 이적에 강제로 끌려가는 걸 거부했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수많은 축구선수들이 사우디가 제시하는 천문학적인 연봉에 넘어가 유럽을 떠나 중동으로 향했다. 그러나 스털링은 명예 회복을 더 우선시 하면서 사우디의 막대한 연봉을 거부하고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택했다.
사우디를 거절하고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스털링은 "믿을 수 없는 기분이다. 정말 신이 난다"라며 "이적은 늦게 결정됐지만 내가 바랐던 것이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모든 걸 살펴하면 내게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이를 이룰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라며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아스널에서 굶주림을 볼 수 있고, 여기에 함게하는 건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스널을 이끄는 아르테타 감독도 스털링 영입에 만족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스털링의 자질을 알고 있고, 이번 거래는 우리에게 큰 진전이다"라며 "우리는 최고의 재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수를 데려왔고, 이는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18세 어린 나이에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데뷔한 스털링은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에서 뛰면서 프리미어리그 통산 379경기 123골 63도움을 기록 중이다.
현역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 스털링보다 골이 많은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159골·리버풀)와 제이미 바디(137골·레스터 시티) 2명뿐이다.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은 122골을 기록하면서 스털링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다.
스털리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7년을 맨시티에서 뛰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 리그컵 우승 5회 등 많은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또 구단 통산 337경기 131골 94도움을 기록하며 맨시티 레전드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260골) 다음으로 많은 골을 터트렸다.
오랜 시간 맨시티에서 뛴 스털링은 2022년 여름 첼시로 이적하면서 새 출발을 했지만 데뷔 시즌에 38경기 9골 4도움을 올렸고, 지난 시즌엔 43경기 10골 8도움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마레스카 감독은 올시즌 스털링을 기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털링이 첼시에서 방출 명단에 오르자 아스널이 그를 1시즌 임대 영입하면서 선수단 숫자를 늘렸다. 오랜 시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활약해 잔뼈가 굵은 스털링이기에 올시즌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을 병행해야 하는 아스널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아스널,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