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KBS를 떠나는 아나운서 황정민이 '뮤직쇼'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 청취자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29일 KBS coolFM '황정민의 뮤직쇼'(이하 '뮤직쇼')에서는 DJ 황정민이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했다.
황정민은 앞서 KBS 퇴사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에 이날 마지막 생방송의 오프닝에서 그는 "어떤 멋있는 말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며 "매일 수많은 청취자분들과 만날 수 있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청취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다 눈물을 터뜨렸다.
황정민의 딸과 아들이 남긴 음성편지도 깜짝 공개됐다. 황정민의 딸은 "30년 넘게 방송하느라 고생했고 마지막까지 잘 하고 와. 방송하느라 못 했던 거 다 해"라고, 황정민의 아들은 "방송하느라 수고했고 마지막까지 잘 하고 와. 이따 집에서 보자"라고 엄마를 향한 애정이 담긴 메시지를 남겼다. 이를 들은 황정민은 다시 한번 참았던 눈물을 터뜨려 먹먹함을 자아냈다.
청취자들의 사연과 함께 인사를 나누는 시간. 청취자들은 긴 시간 황정민의 라디오를 들으며 있던 일화들을 전하면서 추억을 되새겼다.
또 다른 청취자는 오래 자리를 지킨 여자 상사 황정민을 보며 힘을 얻었다고도 했다. 이에 황정민은 "힘들 때는 생각을 많이 하지마라. 잠깐 쉬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예전에 대학에서 교수님이 좋아하는 일 2개를 하려면 싫어하는 일 8개를 해야 한다더라. 좋아하는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없는데 싫어하는 일까지? 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까지 하는 게 맞는 거더라"며 "잘 견뎌라. 후배들한테도 잘 견뎌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코너를 진행하면서 황정민은 "황족들(청취자 애칭) 저 없이도 잘 지내세요"라며 사연들을 읽었고, 눈물을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엔딩 멘트를 하면서 황정민은 다시금 눈물을 쏟았다. 황정민은 "제가 31년 만에 명예퇴직을 하게 되니까 다들 고생하셨다고 하더라. 고생했다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30년 넘게 이곳에서 재밌고 신나게 좋은 사람들과 일하다가 이렇게 가게 돼 난 얼마나 운이 좋은가 생각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그는 "그리고 너무 많은 분들이 저의 마지막 방송을 들어주시고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스튜디오 밖에 와주고 그래서 다 너무 고맙다"며 "지금은 되게 섭섭한 마음이 큰데, 우리 또 만나자. 그때는 제가 한층 더 성숙하고 조금 더 재밌어져서 오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황정민은 "제가 라디오 초반에 할 때 만났던 PD가 '선배 이제 좀 잘하는데' 하더라. 이제 입이 트였는데 떠나게 됐다. 저 31년 동안 KBS 라디오를 함께했더라. KBS 라디오 많이 사랑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우리는 언젠가, 어디선가 반갑게 안녕하자"며 끝인사를 전했다.
한편, 황정민 아나운서는 1993년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황정민의 FM 대행진', 'VJ 특공대', '도전! 지구탐험대', '피플 세상속으로'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이끈 간판 아나운서였으나 31년 만에 KBS를 떠나게 됐다.
앞서 KBS는 TV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경영위기로 희망 퇴직과 특별 명예퇴직을 시행했다. 황정민은 지난 20일부터 진행된 2차 희망퇴직, 특별명예퇴직 신청자에 포함됐다. 31일부로 특별 명예퇴직을 하며, 황정민의 퇴사로 '뮤직쇼'는 9월 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사진=KBS coolFM 보이는라디오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