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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유럽파 역대급 데뷔전 나왔다...21세 이영준 '42초 벼락골' 팀 승리 견인

기사입력 2024.08.25 13:25 / 기사수정 2024.08.25 13:4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영준이 엄청난 데뷔전을 치렀다.

그라스호퍼(스위스)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이영준이 경기 시작 42초 만에 그야말로 벼락 같은 선제골을 터트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이영준은 데뷔골을 포함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다 후반 34분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교체됐다.

이영준의 소속팀 그라스호퍼는 25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스타디온 레치그룬트에서 열린 FC시옹과의 2024-25시즌 스위스 슈퍼리그 5라운드에서 3-1로 승리했다. 개막 후 승리가 없이 1무 3패를 적립하고 있던 그라스호퍼는 이날 이번 시즌 처음으로 승점 3점을 획득, 리그 8위로 올라섰다.

그라스호퍼의 선발 명단에는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K리그1 수원FC를 떠나 그라스호퍼에 입단한 21세 스트라이커 이영준. 지난 20일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경기에서 45분을 소화하며 마크로 셸리바움 감독에게 인상을 남긴 이영준이 정규리그에서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영준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전에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출전했는데, 유럽에서 뛴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에릭 다이어와 레온 고레츠카로 이뤄진 뮌헨 선발 수비진은 물론 후반 17분경 김민재가 투입된 이후에도 세계 최고의 클럽인 뮌헨의 선수들을 상대로 공중 경합 성공 5회(7회 시도)를 기록하는 등 나름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뮌헨전에서 자신감을 얻었는지 이영준은 경기 시작 42초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전반 1분 그라스호퍼 선수가 상대 페널티지역 앞에서 뜬 공을 패스하려던 게 상대 수비수에게 맞고 중앙에 있던 이영준에게 향했다. 이영준은 자신에게 오는 공을 왼발로 컨트롤한 뒤 수비수를 두 명이나 앞에 두고도 니어 포스트를 노리는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시온의 골망을 흔들었다.

시온의 골키퍼는 이영준이 먼 쪽 포스트를 바라보고 오른발로 크게 감을 것을 예상했는지 약간 이동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영준의 슈팅에 반응하지 못했다.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이기는 했으나 팔도 뻗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걸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유럽 진출 후 첫 골을 작렬시킨 이영준은 그대로 그라스호퍼 팬들에게 달려가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라스호퍼 팬들은 먼 곳에서 온 외국인 스트라이커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이영준의 데뷔골을 함께 축하했다.

그라스호퍼는 이영준의 선제골 덕에 경기를 쉽게 운영할 수 있었지만, 후반 14분 상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 17분 라트비아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그라스호퍼 주전 수비수인 크리스터스 토버스의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고, 후반 45분 독일 출신 미드필더 트시 윌리암 은덴게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은 끝에 3-1로 승리했다.



무엇보다 이영준의 유럽 생활이 순조롭게 시작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2003년생 이영준은 수원 삼성과 수원FC 유스를 거쳐 2021시즌 K리그1 최연소 출전기록을 세우며 프로에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도 꾸준히 선발과 교체를 오가면서 경험을 쌓은 이영준은 2022시즌을 마치고 병역을 일찍 해결하기로 선택, 김천 상무에 입단했다.

2023시즌 김천의 K리그2 우승을 도운 이영준은 2024시즌에도 K리그1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다 지난 달 15일 전역했다.

이영준이 국내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었다. 당시 김은중 감독이 이끌던 U-20 축구대표팀에 발탁된 이영준은 한국이 대회에서 치른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유명세를 탔다.




지난 4월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진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당시 U-23 대표팀을 지휘하던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안재준(포항 스틸러스)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황선홍호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맹활약했다.

특히 조별예선 1차전이었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는 팽팽한 0의 균형이 깨지지 않던 후반 추가시간 3분 이태석이 차 올린 코너킥을 자신의 장점인 높은 타점의 헤더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가르며 한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조별예선 2차전 중국전에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전반 34분 강상윤의 패스를 잡아놓고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고, 이후 추가골까지 직접 터트려 중국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국내외 무대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 이영준은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 기간을 앞두고 그라스호퍼의 강한 관심을 받았고, 그라스호퍼 이적을 선택하면서 이전부터 꿈꿨던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준수한 골 결정력은 물론 190cm가 넘는 큰 키를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가 좋고,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경합 능력이 이영준의 장점이다. 게다가 이영준은 이제 21세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영준이 좋은 방향으로 성장한다면 향후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에서 뛰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이미 U-20 월드컵에서 차기 대형 스트라이커의 등장을 알린 이영준은 유럽 진출 후 빠르게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자신을 향한 기대감을 더했다.

사진=그라스호퍼 취리히,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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