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지금 방출해, 내가 계속 얘기했잖아"…왜 SON 운명 가혹할까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이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부진했다는 이유로 그를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흥민을 대신해 다른 선수를 주전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더했다.

영국 매체 '풋볼 365'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안지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을 제외할 만큼 큰 용기를 가지고 있을까"라는 제목과 함께 개막전에서 부진한 손흥민을 주전에서 빼는 것을 넘어 방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선수 생활은 상승 궤도에 있지 않다. 그는 토트넘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과거형으로 표현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며 "토트넘의 주장은 더 이상 제외할 수 없는 인물로 간주할 수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부진을 꼽은 이유는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부진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20일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은 전반 29분 페드로 포로의 선제골에 힘입어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12분 제이미 바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를 거뒀고 승격팀 레스터에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자신이 선호하는 왼쪽 윙어로 나섰지만 활약이 아쉬웠다. 그는 슈팅 1회, 크로스 1회가 전부였고 슈팅도 수비에 막히며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터치 횟수도 10번에 불과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그에게 평점 7.3점을 줬는데 이는 토트넘 공격진에서 오른쪽 윙어로 출전한 브레넌 존슨과 함께 가장 낮은 평점이었다. 영국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도 개막전 손흥민에 대해 "몇 번의 밝은 순간이 있었지만 주장은 충분하지 않았고 경기가 진행되면서 사라졌다"며 그의 활약이 미미했다고 했다.

'풋볼 365'는 지난 시즌 활약도 1월 아시안컵 이후에는 좋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아시안컵 이후 부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7골과 10개의 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3번째 '10-10'을 달성했다.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3번 이상 10-10을 달성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6명뿐이다. 손흥민이 대기록을 세웠지만 시즌 초반 활약에 집중됐다는 것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17골을 넣었지만 그중 거의 절반은 환상적이었던 개막 후 10경기에서 나왔다"며 "그는 아시안컵 이후 15경기에서 5골을 넣었고 그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했다"고 손흥민이 최근 부진하다고 했다.

손흥민의 선발 라인업 제외와 함께 토트넘이 손흥민을 방출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내놨다. 이번 여름 팔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 공격의 많은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는 더 이상 모든 상황에서 모든 상대에 맞서 선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없다"며 "우리는 이미 이번 여름에 각 클럽이 팔아야 할 선수의 목록에 손흥민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버턴전은 손흥민이 폼을 되찾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더 흥미롭게 이 경기에서 새로운 빠르고 기술 좋은 드리블러를 기용해 상대를 흔들어 놓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며 "'손흥민을 제외하고 윌송 오도베르를 선발해야 한다'는 말은 일주일 전만 해도 미친 소리처럼 들렸을 거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 의견이 완전히 타당하다는 걸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을 대신해 지난 16일 영입한 프랑스 출신의 19세 공격수 오도베르를 기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도베르가 속도와 드리블 돌파에 자신이 있기에 손흥민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오도베르는 손흥민과 함께 뛸 가능성이 높다. '풋볼 런던'은 22일 "오도베르는 훈련 세션에서 오른쪽에서 뛰었고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뛰면서 몇 가지 움직임을 가져갔다"며 그가 오른쪽 윙어로 뛸 것으로 내다봤다.

손흥민은 첫 경기 부진을 뒤로 하고 오는 24일 에버턴과의 홈경기 개막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해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는 주전 경쟁을 펼친 첫 시즌을 제외하고 8시즌 동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2021-22시즌에는 리그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페널티킥 없이 이뤄낸 득점왕이라 더욱 값졌다.



그는 10시즌 동안 토트넘에서만 409경기 출전, 162골을 넣으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부터는 구단 최초의 비유럽인 주장으로 선정돼 리더로서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여름에도 여러 팀과 이적설에 휘말렸다. 그의 성적과 관계없이 토트넘이 그와 재계약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토트넘이 내년 여름 만료되는 그의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해 2026년 여름까지로 연장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세 무리뉴 감독을 선임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클럽의 여러 팀이 그의 영입에 나서고 토트넘도 그를 팔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기에 손흥민을 향한 비판은 이르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손흥민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토트넘도 그의 판매를 고려할 수 있다. 손흥민은 자신이 원하는 토트넘에서 오랜 기간 뛰기 위해 이번 시즌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