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엔 김도영만 있다? 아니다…"무게감이 달라" 꽃감독 믿는 '고참의 힘', 이것이 독주 원동력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고참 선수들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KIA가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음에도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4차전을 앞두고 "(김)도영이가 보여주는 것과 (나)성범이가 보여주는 건 팀 입장에서 느끼는 무게감이 다르다. 그런 무게감 때문에 고참 선수들이 중요한 상황에서 해결하면 팀이 좀 더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감독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또 고참 선수들이 뒤에서 받쳐주면서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중심에 있는 타자들이 치지 못하면 경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치지 못한다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기회가 오면 잘 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역전 투런포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캡틴' 나성범은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감독님께서 '네가 치지 못하면 팀이 진다'고 장난스럽게 말씀하시면서 편안하게 치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 말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그냥 좋게 이야기했던 것이다. (나)성범이에게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했던 것이다. 우리 팀에서 성범이보다 잘 치는 타자가 없으니까 성범이를 4번으로 기용하는 것이고, 다른 선수가 4번으로 나가도 못 칠 거니까 두려워하지 말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3연전에서도 사령탑이 강조했던 부분이 잘 나타나고 있다. KIA는 16일 경기에서 8회말까지 0-2로 끌려가다가 김도영의 1타점 2루타로 추격을 시작했고, 나성범의 투런포로 승부를 뒤집으면서 역전승을 만들 수 있었다.

이튿날에도 고참의 활약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4회말까지 0-1로 지고 있던 KIA는 5회초 나성범의 솔로포로 균형을 맞췄고, 이후 1사 만루의 기회를 맞은 박찬호가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KIA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6회초에도 고참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땅볼로 물러난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에 이어 나성범이 안타로 출루했고, 김선빈이 1사 1·2루에서 무려 9구 승부를 펼친 끝에 우전 안타로 2루주자 소크라테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안타로 상대 선발 손주영을 끌어내린 KIA는 LG를 더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선수단과 동행 중인 최형우도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최형우는 우측 내복사근 손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으로, 회복에 힘을 쏟는 중이다. 경기에 나서진 못하지만, 이번 주 서울 원정 6연전을 앞두고 본인의 요청으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 감독은 "최고참이 원정에 함께 와서 선수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심리적으로) 안정을 줄 수 있는 게 가장 크지 않을까. (최)형우의 한마디로 힘을 얻어서 다음 타석으로 (흐름을) 이어갈 수 있고, '우리 뒤에 큰 형이 있으니까 좀 더 나아질 거야'라는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것 같다. 형우의 영향력이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최형우는 곧 재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19일에 검사를 진행한다. 결과를 보고 어떻게 계획을 세울지 정하려고 한다"며 "계속 선수단과 동행한다. 실전 감각을 점검해야 한다고 하면 1~2경기 정도 2군에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다시 선수단에 합류할 것이다. 형우가 계속 (1군 선수단에) 있는 게 우리에게도 더 좋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