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이성규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었다.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선제 결승 홈런을 때려내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팀의 7-2 낙승 및 2연승에 앞장섰다.
1회말 무사 2루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KT 선발투수 엄상백의 3구째, 132km/h 슬라이더를 조준해 비거리 125m의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팀에 2-0을 선물했다.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5-0으로 앞선 5회말엔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쳤다. 이후 김영웅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6-0을 이뤘다. 6-2로 리드하던 8회말 1사 만루서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7-2를 빚었다.
이날 홈런으로 이성규는 데뷔 첫 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또한 올 시즌 9번째로 전 구단 상대 홈런도 기록했다. 이성규가 20홈런을 선보이며 삼성은 올해 20홈런 타자 3명을 보유하게 됐다.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김영웅(24개), 구자욱(20개)에 이어 이성규가 이름을 올렸다.
승리 후 만난 이성규는 "솔직히 20홈런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진짜 치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다. 아무래도 20홈런이 쉬운 일은 아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론 올해가 정말 뜻깊은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 지었다.
종전 이성규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20년의 10개였다. 이후 이렇다 할 홈런 기록이 없었으나 올 시즌 제대로 기지개를 켰다. 이성규는 "10홈런을 치고 나서 계속 성적이 저조했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꾸준히 노력은 했다"며 "변화도 주고 공부도 했다. 그런 시간이 쌓여 이렇게 20홈런이 나온 듯하다"고 돌아봤다.
전 구단 상대 홈런에 관해서는 "그건 모르고 있었다. (1회말에) 치고 들어왔는데 (류)지혁이가 말해주더라. 그래서 '아 그랬구나'라고 하며 더 의미 있는 홈런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만루 찬스에서 마지막 타석이 찾아왔다. 팬들의 함성이 절정에 달했다. 이성규는 "너무 욕심부리지 않으려 했다. 이번 경기에서 타이밍이 괜찮길래 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만 놓치지 않으면 충분히 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외야와 내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이성규는 최근 꾸준히 1루수로 출전 중이다. 그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2020년도에 계속 했던 포지션이라 적응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실수 아닌 실수가 나오기도 해 더 집중해야 한다.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2016년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고, 제일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이성규는 "아직 '성공'이라고 표현하기엔 이르다. 다만 심적인 부분이 정말 큰 것 같다"며 "시즌 초부터 (김)헌곤이 형이 계속 옆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조금 내려놓고 해라' 등의 말이 내겐 무척 도움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규는 "예전엔 막 잘하고 싶어 압박감 속에 경기에 임했다. 그런 걸 조금씩 내려놓다 보니 좋은 플레이가 나오고, 홈런도 나왔다. 자신감도 생겼다"며 "기술적으로도 바꿔보려 노력했지만 쉬운 게 아니더라. 잘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내 장점을 더 밀고 나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진당하는 걸 당연하다 생각하고 '삼진? 오케이, 또 치면 되지'라고 마음가짐을 바꿨다. 그랬더니 결과가 나왔다"며 "소극적으로 하니 오히려 삼진이 늘더라. '어차피 삼진당할 거 그냥 방망이 돌리자'는 각오로 했더니 공을 골라내게 됐다. 적극적으로 임한 게 좋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긍정적인 마인드가 이성규를 바꿔놓았다. 그는 "생각의 차이가 정말 크다. 진짜 그렇다"며 눈을 반짝였다.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