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에 8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박혜정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본진과 귀국했다. 박혜정은 지난 11일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공항, 김현기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현기 기자)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마지막 메달리스트 박혜정이 팬들의 쏟아지는 사랑을 받으며 귀국했다.
박혜정은 이기흥 회장 등 대한체육회 본부 임원진, 7개 종목 선수단 등 50여명과 힘께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파리 올림픽 역도 종목에서 가장 무거운 여자 81kg 이상급에 출전한 박혜정은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을 들어 올렸다. 인상 136kg, 용상 173kg, 합계 309kg을 들어올린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혜정은 인상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쾌조의 컨디션을 알렸다. 용상에선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코치진 실수로 바벨을 허겁지겁 들어올린 탓에 실패했지만 1~2차 시기를 무난히 성공하며 합계에서도 지난 4월 자신이 작성한 여자 최중량급 합계 한국 신기록 296㎏을 3㎏ 경신했다.
박혜정은 2위 경쟁에선 다른 선수들을 크게 따돌렸다. 박혜정 뒤를 이어 은메달을 딴 에밀리 캠벨(영국)은 합계 288kg(인상 126kg·용상 162kg)에 그쳤다.
한국 역도에 8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박혜정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본진과 귀국했다. 박혜정은 지난 11일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박혜정이 대회 마지막 날 시상대에 오르면서 2020 도쿄 올림픽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 역도는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박혜정은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2012년 런던 대회까지 금·은·동메달을 한 개씩 따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후 12년 만에 '여자 역도 최중량급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되는 영예도 누렸다. 이날 입국장엔 장 차관이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함께 나와 같은 체급 후배 박혜정을 축하했다.
이미 TV 예능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박혜정은 이날 인천공항에서도 최고의 스타였다. 박혜정이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취재진은 물론 팬들이 사인 및 촬영 요청이 쏟아졌다. 박혜정도 이날 만큼은 운동에 대한 부담을 떨친 듯 편안한 표정이었다.
그는 입국 직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한 증거가 은메달로 나온 것 같다"며 웃은 뒤 "리원원과 (합계 기록에서) 10kg 정도 차이가 나는데,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운동하면 차근차근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4년 뒤엔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겠다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은메달이라는 귀중한 성과를 올렸지만 금메달에 대한 욕심 혹은 목표가 뚜렷해진 시간이 바로 파리 올림픽이기도 했다.
한국 역도에 8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박혜정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본진과 귀국했다. 박혜정은 지난 11일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박혜정은 "항상 신기록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조금씩 기록을 늘리다보면 세계신기록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박혜정의 길은 같은 체급 대선배 장미란과 비슷하다. 장미란도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이어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박혜정도 이번에 메달 색깔이 은빛이었다. 다음엔 금빛으로 바꿔보겠다는 다짐이었다.
박혜정은 환영 인파에 대해 "솔직히 당황스럽긴 했다. 나보다 더 잘한 선수들도 많아서 더 많이 오신 것 같다"며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짓고는 "주변에서 한국의 마지막 메달로 박혜정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거냐고들 해서 부담감도 느꼈다. 책임감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꿔서 경기에 임했다"는 말로 이번 대회의 경험과 성과가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자산이 될 것임을 알렸다.
한국 역도에 8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박혜정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본진과 귀국했다. 박혜정은 지난 11일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많은 축하를 받은 박혜정은 TV 예능 같은 프로그램에서 출연했던 방송인 전현무의 축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전현무 아저씨가 '박혜정 일냈다'고 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전현무는 박혜정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파리에 직접 날아가 역도 경기 현장 캐스터를 봤다.
박혜정은 이번 주말까지는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주부터 다시 바벨을 잡을 예정이다. '오늘 당장 제일 하고 싶은 건 무엇이냐'는 질문엔 입가에 미소가 번지면서 파리에서 훈련하느라 먹지 못한 것을 하나 꼽았다. 그는 "집에 가서 (치킨)뿌링클 먹을 거예요"라고 외쳤다.
한국 역도에 8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박혜정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본진과 귀국했다. 박혜정은 지난 11일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사진=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