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발롱도르 1순위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영입을 위해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계약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비니시우스는 발롱도르를 이유로 개인 합의조차 하지 않았다.
브라질 매체 'ge'는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기금(PIF)은 스포츠 역사상 최대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알 아흘리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영입하기 위해 레알 마드리드와 협상을 진행했다"며 "레알은 바이아웃 금액인 10억 유로(약 1조 5000억원)를 지불하지 않는 이상 협상은 없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비니시우스와의 개인 협상에도 실패했다. 비니시우스는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으로 인해 사우디행을 거절했다.
매체는 "사우디 국부 펀드는 비공식적으로 비니시우스에게 5년 동안 연봉 및 보너스로 총 10억 유로 이상을 제시했다. 이 제안에는 2034 사우디 월드컵 홍보대사 역할이 포함됐다"며 "비니시우스는 발롱도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유럽 리그를 떠난다면 투표에 영향을 줄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계약이 성사됐다면 축구계 최고 이적료와 최고 연봉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는 것은 물론이고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적이 될 뻔했다.
사우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지난해 1월 알 나스르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주급통계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호날두의 연봉은 2억 유로(약 299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비공식적인 제안에 따르면 비니시우스의 연봉은 3000억원 이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일본인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계약을 넘는 것이기도 하다. 오타니는 10년 동안 7억 달러(약 9604억원)를 받는 계약을 맺었는데 비니시우스는 5년 동안 1조 5000억 원을 받는 초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사우디는 이번 여름 PSG의 이강인에게도 비니시우스와 마찬가지로 호날두의 연봉을 뛰어넘는 계약을 준비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지난 9일 "사우디 프로리그의 한 클럽은 이강인을 리그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비니시우스가 거절하며 계약이 무산되긴 했으나 레알도 에이스 비니시우스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레알은 지난해 10월 비니시우스와 2027년 여름까지 연장하는 계약을 맺으며 그를 팔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018년 여름 브라질 플라멩고를 떠나 레알에 합류한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는 39경기에 출전해 24골과 9개의 도움을 올리며 레알의 공격을 이끌었다.
레알도 그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 시즌에만 3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레알은 스페인 슈퍼컵 우승을 시작으로 스페인 라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3관왕을 차지했다.
주요 경기에서 비니시우스의 활약이 빛났다. 비니시우스는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슈퍼컵 결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1 대승의 주역이었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쐐기골을 넣으며 2-0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비니시우스는 시즌이 끝나고 펼쳐진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브라질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는 조별 예선 3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을 넣으며 좋지 않은 브라질의 공격진에서 홀로 빛났다.
하지만 비니시우스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8강전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에 패하며 비니시우스의 활약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활약한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축구 콘텐츠 제작소 '스코어(score 90)'은 발롱도르 수상이 가장 유력한 선수로 비니시우스를 선정했다. 비니시우스가 받는다면 생애 첫 발롱도르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