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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작심발언' 문체부 조사 착수…유인촌 "체육개혁 적기"→배드민턴협회 뛰어 넘는다

기사입력 2024.08.12 18:01 / 기사수정 2024.08.12 18:01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폭로 이후 체육 정책 전반에 대한 개혁을 약속했다. 배드민턴협회를 포함해 여러 체육 정책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유 장관은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체부 정례브리핑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계속 이런 일(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선수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관련 문제 제기)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지금이 체육 정책을 개혁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 장관은 "배드민턴협회 하나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체육 정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학교·생활·엘리트 등 체육 세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정리하겠다. 환경과 선수들이 바뀌었는데 그 변화에 따라간 데는 좋은 성과를 봤고 그렇지 못한 곳은 어려움을 겪었다. 촉매 역할을 정부 부처에서 해야겠단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날 브리핑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선수에 대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등과 관련한 경위 파악과 제도 및 보조금 집행, 운영 실태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문체부는 "조사는 민법과 문체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 규칙에 따른 사무 검사와 보조금의 권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조사업 수행 상황 점검의 법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2024년 기준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보조금 71억 2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는 12일 착수한다. 문체부는 "협회와 국가대표팀 등 관계자 의견 청취, 현장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 다각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9월 중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발전에도 파급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이번 안세영과 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을 들여다보면서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 및 훈련과 대회출전 지원의 효율성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배드민턴 종목에 있는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제도의 합리성 ▲선수의 연봉체계에 불합리한 점이 없는지를 함께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조사단장인 이정우 체육국장은 "안세영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이다"며 "이번 조사의 근본적인 질문은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발언이 화제를 모은 것은 지난 5일이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안세영의 금메달은 한국 배드민턴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수확한 금메달이었다. 지난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방수현 이후 한국은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은 물론 동메달조차 따낸 적이 없었다.

한국 배드민턴은 안세영은 금메달로 2008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조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안았다.



하지만 안세영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의 기자회견을 통해 그는 금메달의 기쁨을 누리지도 못한 채 힘든 일을 겪어야 했다.

안세영은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의 기쁨을 밝힘과 동시에 협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의 인터뷰가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협회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대표팀에게 많은 실망을 했다"며 "저는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자세하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힘들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계속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서 내 기록을 위해 계속 뛰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는 잘 모르겠다"며 "앞으로 저는 그냥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도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이와 함께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에 못 나가는 건 아닌 것 같다. 단식만 뛴다고 선수 자격을 박탈하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 하나 밖에 나오지 않을 걸 돌아봐야 하지 않는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세영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입었다. 그는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와의 결승전이었기에 포기하지 않았고 무릎 부상 투혼 속에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그가 말한 부상은 당시 부상을 말하는데 당시 협회가 자신의 부상을 가볍게 여겼다고 했다.

이후 사건이 커지자 안세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저의 인터뷰가 또 다른 기사로 확대되고 있어서 참 저의 서사는 고비고비마다 쉬운 게 없네요"라며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6일 코리아 하우스에서 진행된 배드민턴 종목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혼합복식 은메달을 차지한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조만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두 선수도 안세영의 인터뷰로 인해 기자회견 내내 표정이 어두웠고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대한체육회는 7일 안세영 사건을 살필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진상조사위원회와는 별개의 조직으로 안세영과 배드민턴협회를 모두 조사하기로 했다.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협회에서 무슨 잘못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데 보도자료를 보면 이해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 (안세영은)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다"고 안세영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택규 회장의 말처럼 7일 오후 배드민턴협회는 10쪽짜리 입장문을 냈다.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인하여 파리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장을 무겁게 만든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수의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다”고 시작해 안세영의 주장을 모두 반박했다.

안세영도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더 자세한 내용은 협회·소속팀과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안세영은 8일 SNS를 통해 자신의 일로 인해 올림픽 분위기를 누리지 못하게 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올림픽이 끝난 후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은 12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기에 그의 입장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정우 국장은 ""오늘 협회에 공문을 보냈고 내일이나 모레 사무실을 차리고 조사를 시작한다"며 "협회부터 시작하고 안세영 선수는 귀국 후 휴식이 필요하니 시간을 두고 조사할 예정이다. 9월 중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안 선수와 협회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진상 파악이 아니라,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칼럼 내용을 인용하며) 공정과 상식에 기반을 둔 프로세스를 존중할 것인지, 과거처럼 결과 지상주의에 입각해 과정을 희생할 것인지 중 전자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기존 관행에 문제가 있으면 제도를 개선해 어린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도록 고치는 것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폰서 제도, 국제 경기 연령 제한 등을 조사해 본 뒤 권고 형태로 나갈 것"이라며 "배드민턴협회는 연간 71억 원의 국고 예산이 들어가 그 예산이 실제 선수들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지도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그러면서 "배드민턴협회부터 시작하지만 비슷한 관행과 잘못된 점이 다른 단체에도 해당한다면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거나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체육회가 당초 파리올림픽 목표를 금메달 5개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이 국장은 "약 3배(금메달 13개) 정도 차이가 난단 건 한국 선수 기량 예측에 미흡하지 않았나"라며 "선수들이 분발한 결과로 보고 있고 체육회 분석은 아쉽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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