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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은 이제 스타다"…결과로 증명한 삐약이, '한국 탁구 레전드'도 인정했다 [파리 인터뷰]

기사입력 2024.08.12 07:36 / 기사수정 2024.08.12 07:36



(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실력 외적인 관심도가 높은 것 같아 걱정했는데 결과로 보여줬다. 기량으로도 멘털도 많이 성장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대한민국 여자 탁구가 12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뒤 신유빈(20·대한항공)을 '스타'로 인정했다. 신유빈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 한국 탁구가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유빈,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가 호흡을 맞춘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3~4위전에서 독일에 매치 점수 3-0(3-2 3-0 3-0) 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탁구는 이날 승리로 하계 올림픽 탁구 종목에서 단체전이 처음 생긴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단체전 메달을 따내는 역사를 썼다.



유승민 회장은 "오늘 여자 대표팀의 경기는 내가 지금까지 봤던 게임 중에 가장 완벽했다. 세 명이 하나로 똘똘 뭉쳐 얻어낸 결과"라며 "이번 대회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2028 LA, 2032 브리즈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여자 탁구는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길고 긴 암흑기를 겪었다. 2012년 런던, 2016 리우 대회, 2021년 도쿄 대회(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1년 개최 연기)까지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세계 최강 중국은 물론 일본, 유럽 국가들의 성장세에 밀렸다.

하지만 한국 탁구는 유년시절 '신동'으로 불렸던 신유빈의 성장 속에 파리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신유빈은 커리어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경험만 손에 쥐고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혼합복식에 이어 여자 단체전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여자 단식도 4강까지 오르는 성과를 얻었다.  



한국 탁구 선수가 하계 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두 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한 건 신유빈이 세 번째다. 신유빈은 1988년 서울 대회 유남규(남자 단식 금메달·남자 복식 동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현정화(여자 단식 동메달·여자 복식 동메달)와 김택수(남자 단식 동메달·남자 복식 동메달) 등 한국 탁구의 전설들만 달성한 이룩한 업적을 계승했다.

신유빈은 만 5세였던 지난 2009년 당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SBS '스타킹'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패널로 출연했던 현정화도 깜짝 놀랄 만큼 놀라운 재능을 보여줬다. 

신유빈은 '신동'에서 머무르지 않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도쿄 올림픽을 마친 뒤 '영혼의 파트너' 전지희와 호흡을 맞춘 여자 복식 종목에서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더반 세계선수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 파리에서도 동메달 두 개를 추가하면서 주요 메이저대회에 모두 입상하는 커리어를 갖추게 됐다.



유승민 회장은 파리 올림픽 최대 수확 중 하나로 신유빈의 성장을 꼽았다. 이제는 '스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기량과 커리어를 갖췄다고 보고 있다. 유명세만 갖춘 선수가 아니라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과 한국 탁구 선수 중 손꼽히는 커리어를 갖췄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회장은 "신유빈이 도쿄 대회 때는 실력보다는 귀여움 등 탁구 외적인 부분에서 관심도가 높았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며 "그런데 신유빈이 결과로 보여줬다. 지난해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결과를 보여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실력을 보여줬다. 이번 파리 대회도 마찬가지다. 신유빈은 이제 스타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신유빈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싶은 다른 한 가지는 이번 대회 개막 직후부터 혼합 복식,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까지 보름 동안 긴장된 상황에서 모든 경기를 다 뛴 건 정말 힘든 일인데 항상 밝은 표정으로 했다. 어린 나이에 실력도 멘탈도 크게 성장한 부분이 고맙다"고 치켜세웠다.



유승민 회장은 향후 신유빈이라는 '스타'를 한국 탁구 발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 신유빈 한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한국 탁구 전체를 살리기 위한 방향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 탁구는 2004 아테네 대회에서 유승민 회장이 남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이후 세계 No.1의 자리에서 멀어진 상태다. 최근 2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탁구 유망주 육성 방향을 향후 20년 동안은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게 유승민 회장의 입장이다. 

유승민 회장이 가장 먼저 준비하려고 하는 건 혼합 복식 종목의 전략적인 육성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임종훈 조가 입증한 것처럼 이 종목은 중국과 충분히 맞서볼 만하다는 게 유승민 회장의 시각이다. 



유승민 회장은 "선수로 등록된 탁구 인구는 1400명이 안 된다. 핸드볼, 하키 등 다른 종목들도 사정이 비슷하다"며 "그래서 스타가 필요하다. 한 명의 스타가 탁구에 다양한 지원이 들어오고 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신유빈이라는 스타가 등장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988년, 2004년에 탁구계에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협회는 이번에는 놓치지 않으려 한다. 앞으로 혼합복식은 국내 모든 대회에 신설해서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의 공을 받는 두려움을 없애나가려고 한다"며 "신유빈 다음에 또 다른 스타가 연달아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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