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박세웅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짧고 굵은 메시지였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발투수 박세웅의 이름을 언급했다.
박세웅은 지난 9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난타당했다. 제구 난조 등도 눈에 띄었다. 4이닝 12피안타(1피홈런) 5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점), 투구 수 79개로 무너졌다.
김태형 감독은 2회말 박세웅이 3실점을 허용하는 등 계속해서 헤매자 이례적으로 직접 마운드에 올라 쓴소리를 했다. 박세웅은 김 감독이 내려간 뒤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길었던 2회말을 끝마쳤다. 그러나 3회말 1실점, 4회말 4실점을 추가해 실망감을 안겼다. 박세웅이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롯데는 1-8로 크게 뒤처졌다. 결국 6-10으로 패했다.
올 시즌 계속해서 기복을 보인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총 22경기 123이닝서 6승8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 중이다. 6월 5경기 27⅔이닝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86, 7월 4경기 22⅔이닝서 1패 평균자책점 5.56으로 흔들린 데 이어 8월엔 2경기 10⅓이닝서 1패 평균자책점 7.84를 떠안았다.
김 감독은 박세웅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10일 수원서 만난 김 감독은 "똑바로 던지라고 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직접 물어보세요"라며 쓴웃음을 지은 뒤 "본인이 제일 답답할 것이다. 가슴이 약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은 (승부하러) 들어간다고 하는데 마음대로 안 되는 느낌이다. 볼카운트가 유리하면 유리한 대로 (타자를) 속이려 했지만 잘 안되더라"며 "계속 볼, 볼 하다가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데 변화구 등 공이 다 안으로 말려들어갔다. 그러니까 맞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박세웅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 감독은 "확실히 자기 공만 던지면 되는데 (이런 모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며 "선발투수가 그런 투구 내용을 보이면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박세웅 같은 선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2015년 데뷔해 올해 10시즌째를 맞이한 박세웅의 분발을 바랐다.
초반 흐름을 내준 롯데는 8회초와 9회초 2득점씩 올리는 등 추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후반에 따라가고, 못 따라가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초반부터 경기가 그렇게 되면 분위기가 많이 떨어진다"며 "한 이닝에 3~4점씩 우습게 줘버리니 그렇다. 그러면 안 된다"고 냉정히 평했다.
그나마 위안은 마지막 투수로 나선 송재영이었다.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이날 유일하게 실점 없이 투구를 마쳤다. 1, 2군을 오가다 지난달 31일 다시 엔트리에 등록된 송재영은 이후 4경기 3⅓이닝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선전 중이다.
김 감독은 "잘 던지고 있다. 어제(9일) 일부러 우타자에게 한 번 내봤는데 괜찮더라"며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걸 보면 '이 타자가 칠까? 안 칠까?'가 아니라 자신의 피칭을 공격적으로 한다. 어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앞으로도 계속 상황이 되면 기용하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중간계투진에 한두 명씩 새 활력소가 등장한다는 말에 김 감독은 "그게 아니라, 원래 던지던 선수들이 잘해야지. 아유 정말"이라며 "내가 진짜 화장실로 데리고 가고 싶다니까. '야 들어와. 문 잠가'라고 말이야"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김 감독은 "경험을 쌓으며 점점 더 좋아지길 바라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정규시즌 경기 중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