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브라질과의 16강에서 전지희, 이은혜와 호흡을 맞춰 3-1 승리를 거뒀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삐약이' 신유빈(20)은 거듭되는 강행군에도 밝은 표정이었다. 누구나, 아무 때나 밟을 수 있는 무대가 아닌 만큼 한 점의 후회도 남기지 않고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신유빈, 전지희(31), 이은혜(29)가 호흡을 맞춘 대한민국 여자 탁구 국가대표팀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브라질과의 16강에서 게임 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브라질을 꺾으면서 무난하게 8강에 안착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는 8월 6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스웨덴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신유빈은 브라질을 상대로 '영혼의 파트너' 전지희와 1복식에서 기선 제압 임무를 부여받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두 사람은 환상적인 호흡을 뽐내며 1세트를 11-6, 2세트 11-5, 3세트를 11-8로 삼켜내면서 한국 대표팀에게 게임 스코어 1-0의 리드를 안겼다.
신유빈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브라질과의 16강에서 전지희, 이은혜와 호흡을 맞춰 3-1 승리를 거뒀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은 1복식에 이어 2단식에서 이은혜가 다카하시 브루나에게 2-3으로 패했지만 8강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전지희가 3단식에서 다카하시 길라를 3-0으로 압도하면서 게임 스코어 2-1로 다시 앞서갔다. 4단식에서는 이은혜가 알렉산드레 브루나를 3-0으로 제압,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유빈은 여자 단체전 8강 진출 확정 후 진행된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전지희, 이은혜) 언니들과 함께 있으니까 (여자 단식을 혼자 치를 때보다 덜 외롭다"며 "같이 싸우러 가는 느낌이 들어서 든든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은 올해 파리에서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에 이어 커리어 두 번째 올림픽에 출전 중이다. 노메달에 그쳤던 3년 전과는 다르게 이번 대회에서는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은 여자 단식에서도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아쉽게 최종 4위를 기록하면서 메달 추가는 불발됐지만 2004 아테네 대회 이후 20년 만에 이 종목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신유빈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브라질과의 16강에서 전지희, 이은혜와 호흡을 맞춰 3-1 승리를 거뒀다. 사진 연합뉴스
신유빈은 기세를 몰아 마지막 종목인 여자 단체전에서 언니들과 포디움에 오르는 게 목표다. 메달 하나를 더 추가한 뒤 귀국길에 오르겠다는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신유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 복식 금메달과 여자 단체, 여자 단식, 혼합복식 동메달 등 총 4개의 메달을 손에 넣은 바 있다.
한국 탁구는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임종훈의 혼합 복식 동메달이 현재까지 유일한 메달 수확이다. 아직 남아 있는 남녀 단체전에서 최소 1개 이상의 메달을 노리고 있다.
신유빈은 다만 파리 올림픽 개막 후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있다. 혼합 복식 16강(독일)-8강(루마니아)-4강(중국)-동메달 결정전(홍콩) 4경기, 여자 단식 64강(호주 테이퍼 멜리사)-32강(헝가리 포타 조르지나)-16강(미국 장 릴리)-8강(일본 히라노 미우)-준결승(중국 첸멍)-동메달 결정전(일본 하야타 히나) 6경기 등을 소화한 뒤 여자 단체전에 나섰다.
신유빈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브라질과의 16강에서 전지희, 이은혜와 호흡을 맞춰 3-1 승리를 거뒀다. 사진 연합뉴스
신유빈은 일단 "오늘 여자 단체전 16강전까지 11경기를 치렀는데 너무 영광이다"라며 "이런 기회가 다음에 또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힘들어도) 감사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갈아 넣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신유빈은 지난달 30일 혼합복식 종목 시상식 직후에는 받지 못했던 메달 케이스도 최근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지급받았다. 케이스보다는 가방에 가까운 형태로 알려졌다.
신유빈은 "메달 케이스가 (일반적인) 박스 형태가 아니라 문을 여는 것처럼 고급스럽게 열리게 되어 있다"며 "여자 단체전에서도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따서 박스 하나를 더 챙겨가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