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한국 유도 '첫 메달' 보인다…천적 몽골 선수 꺾고 준결승 진출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세계랭킹 3위에 빛나는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준결승에 진출해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허미미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kg급 8강전에서 엥흐릴렌 라그바토구(몽골·13위)에게 절반승을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허미미는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낮은 라그바토구에게 그간 3전 전패를 당해 무서운 천적이었다. 지난 세 차례 맞대결에서 세계 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 대회 메달이 걸린 결정적인 상황마다 라그바토구에게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허미미는 가장 큰 무대에서 천적 관계를 이겨내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 초반 탐색전을 이어간 양 선수는 1분 30초가 지나간 뒤 조금씩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라그바토구가 1분 43초와 2분 25초에 두 차례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지도 점수에서 앞섰지만,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고 종료 13초 전 안다리로 상대를 걸어 넘어뜨려 절반을 따냈다. 경기 종료 1초 전 지도를 받았지만, 대세에 큰 지장 없이 승리를 가져왔다. 

32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허미미는 16강에서 팀나 넬슨 레비(이스라엘·10위)에게 연장 접전 끝에 반칙승을 따내 8강에 진출했다. 

허미미는 잠시 후 11시경 라파엘라 시우바(브라질)와 준결승 경기를 갖는다.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2021년까지 일본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이 때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대표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였던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기도 하다. 

허미미는 올림픽 전인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4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kg급 결승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연장 혈투 끝 반칙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 여자 유도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1995년 여자 61kg급 정성숙, 여자 66kg급 조민선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월드 투어에서도 허미미는 최근 3년간 1위만 네 차례 기록할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허미미는 자신의 라이벌을 앞서 월드컵 결승 상대였던 데구치, 그리고 역시 캐나다 선수인 제시카 클림케이트로 꼽았다. 

데구치는 8강에서 마리카 페리시치(세르비아)에 연장 접전 끝에 절반 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데구치는 사라 레오니 키시크(프랑스)와 준결승을 앞두고 있다. 허미미와 데구치가 모두 승리할 경우, 결승전에서 월드컵 리턴 매치가 성사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