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환 기자) 10년 전 홍명보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국가대표팀의 막내 손흥민이 이제는 주장 완장을 차는 든든한 캡틴이 됐다.
지난 2018년부터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도 주장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미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최장기간 주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손흥민은 그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향후에도 대표팀의 주장직을 손흥민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주장단 구성 계획 및 기존 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에게 계속 주장 완장을 맡길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대표팀에 큰 변화를 주기에는 위험한 부분이 있다"면서 "나는 손흥민 선수를 앞으로도 팀의 주장으로서 신뢰하고 선수에게 앞으로 해왔던 역할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018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던 당시 주장으로 선임됐던 손흥민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 이어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게 됐다.
손흥민의 역대 최장수 주장 기록도 늘어날 예정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3월 클린스만 전 감독에 의해 클린스만호의 주장으로 선임되면서 4년 7개월 동안 대표팀 주장직을 유지, 한국 축구 역대 최장수 주장이 됐다. 현재는 그 기록이 6년을 넘긴 상태다. 만약 손흥민이 홍명보 감독과 함께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출전한다면 약 8년간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헌신하게 된다.
'한국의 캡틴'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손흥민에게 익숙하지만,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홍명보 감독을 돕게 됐다는 점은 감회가 새롭다.
10년 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을 당시 손흥민은 대표팀의 막내였다. 첫 월드컵에 출전한 손흥민은 조별예선 2차전이었던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을 쏘아올리는 등 어린 나이에도 맹활약을 펼쳤으나 한국의 조별예선 탈락을 막지 못하자 그라운드 위에 쓰러져 펑펑 울었다.
그랬던 손흥민이 이제는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가 되어 홍명보 감독과 재회했다. '울보' 손흥민이 가장 최근에 흘린 눈물도 탈락의 슬픔이 아닌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로 인한 기쁨의 눈물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11년 전 대표팀에서 연을 맺은 손흥민과 함께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본다. 다만 10년 전 손흥민이 막내임에도 월드컵 탈락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을 봤던 홍 감독은 손흥민이 그 무게를 모두 짊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홍명보 감독은 "그 선수(손흥민)가 너무 많은 부담감을 갖게 하지는 않겠다. 부담감을 조금씩 더 나눠서 그 선수가 경기를 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생각이 있다"라며 손흥민이 안고 있는 부담감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신문로, 박지영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