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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년생이 놀고 뛴다…'승격 과제' 수원 삼성, '영건' 활약 돋보이는 이유

기사입력 2024.07.22 06:44 / 기사수정 2024.07.22 07:27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승격이라는 우선 과제가 있지만 구단의 미래도 준비한다.

젊은 선수들을 파격 기용하는 변성환 감독의 과감한 선택은 수원 삼성 방향성과 일맥상통한다. 장기적으로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려는 수원의 계획, 그리고 나이와 관계없이 실력에 따라 기회를 주는 변성환 감독의 철학이 같은 곳을 지향하고 있다.

변 감독이 수원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생긴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선수 기용이다. 변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유독 기회를 많이 부여하고 있다. 22세 이하(U-22) 룰은 자연스럽게 지켜진다.

2007년생 초신성 박승수가 대표적이다. 17세 이하(U-17) 국가대표팀에서 변성환 감독 지도를 받았던 박승수는 수원에서 변 감독과 재회한 뒤 프로 데뷔전이었던 포항 스틸러스와의 코리아컵 16강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11일 뒤 홈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서는 K리그 통산 최연소 득점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박승수 외에도 변성환 감독 체제에서는 많은 2000년대생들이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수원의 소년가장으로 활약했던 김주찬을 비롯해 장석환, 황인택은 물론 여름 이적시장에 합류한 이규동, 배서준, 그리고 김지호도 20대 초반이다. 배서준과 김지호, 황인택은 2003년생이고 김주찬, 장석환, 이규동은 2004년생으로 모두 다른 팀에서는 막내급에 해당되는 선수들이다.

또한 수원 내부에서는 박승수와 함께 코리아컵 포항전에서 데뷔했던 고종현(2006년생)에게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종현 역시 U-17 대표팀에서 변성환 감독이 지도했던 선수다.

젊은 재능들을 적극 기용하는 건 장단점이 뚜렷하다. 마치 '양날의 검' 같다.

어린 선수들의 패기와 경쟁심, 높은 레벨의 에너지는 분명히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면 경험 부족으로 무너지는 지점이 온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는 건 언젠가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팀 입장에서 긍정적인 일이지만, 반대로 중고참급이 아닌 막내급 선수들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강한 것은 마냥 좋게 보기 힘들다.



여러 우려점들이 있지만, 변성환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수원 부임 직후부터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엔트리를 구성하겠다고 선수들에게 공표한 변 감독은 지금도 그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충북청주FC전에서는 후반전 박승수, 김지호, 이규동이 동시에 조커로 교체 투입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규동과 박승수는 극적인 선제골까지 합작했지만 득점 취소로 아쉬움을 삼켰다.

변성환 감독은 충북청주전 전후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기준에서는 선수의 나이가 아닌 전술 이해도와 역할 수행 능력 및 훈련장에서 보여주는 태도가 엔트리 포함 여부를 가른다고 했다. 이는 변 감독이 연령별 대표팀을 맡았을 때부터 지킨 철학이다.

승격이라는 우선 과제가 있고, 당장의 성적과 연결되지 않고 있음에도 변성환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믿는다. 수원은 변 감독 부임 후 리그 7경기에서 2승 5무를 기록 중이다. 무패 질주는 긍정적이나 승리가 적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변성환 감독은 "리스크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분명히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게 있다"면서 "만약 내 선택이 패배로 이어지거나 이기는 경기가 무승부로 이어진다면 내 판단 미스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내가 선택한 어린 선수들이 경기 흐름이나 결과를 바꿨지, 좋지 않은 흐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라며 자신의 철학을 지키는 이유를 설명했다.



변성환 감독의 굳센 철학은 수원 구단의 방향성과 닮아있다.

수원의 목표는 K리그 최고의 유스 시스템 정착이다. 

수원은 장기적으로 B팀을 창단해 운영할 계획이다. 준프로 계약을 맺은 선수들은 물론 산하 유스인 매탄고등학교의 재능들이 보다 경쟁력 있는 무대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B팀 운영은 나아가 전력 면에서 1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조다. 구단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주고, 그 대가로 빛나는 원석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해외 클럽들 중 대다수가 B팀이나 2군을 운영해 리그에 참가시킨다. 현재 K리그1에서는 전북 현대, 대전하나시티즌, 강원FC, 대구FC가 B팀을 운영 중이다. K리그2 팀들 중에는 부산 아이파크가 B팀을 보유하고 있다.



수원이 독일 최고의 명문 클럽이자 세계적인 빅클럽 바이에른 뮌헨과 유소년 관련 MOU(업무 협약)를 맺은 목적도 여기에 있다. 뮌헨은 2019년 대한축구협회와도 업무 협약을 체결했는데, 2021년부터 약 2년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있었던 박경훈 단장은 이 인연을 수원까지 연결했다.

뮌헨이 수원 유스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해석이 가능하다. 박승수가 뮌헨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건 이제 유명한 이야기다. 최근에는 매탄고등학교 소속인 모경빈과 김민우가 0.2%의 확률을 뚫고 '바이에른 뮌헨 월드스쿼드 2024' 최종 23인에 선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경빈과 김민우의 경우 지난 3월 U-17 대표팀의 일원으로 뮌헨 전지훈련에 참가했을 당시 뮌헨의 눈에 들었다. 당초 박승수도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뮌헨으로 건너가 훈련 프로그램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변성환 감독 부임 후 중요한 선수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 후일을 도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은 뮌헨과 유스 이상의 연까지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은 물론 지도자들, 프런트 직원들까지 뮌헨을 통해 선진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게 수원의 구상이다.

공교롭게도 수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있는 뮌헨은 토트넘 홋스퍼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위해 한국 투어를 온다. 뮌헨 관계자들은 이 기간 수원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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