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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다던 '역사저널 그날'은 어디로 갔을까 [엑's 이슈]

기사입력 2024.07.20 16:5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KBS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8개월 동안 KBS의 여러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잡음에 휩싸였다. 심지어 KBS는 두 달 간 긴급 기자회견만 두 번을 열 정도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더 라이브'는 폐지됐으며, '다큐 인사이트-세월호 10주기 편'은 총선에 영향 끼친다는 이유로 불방됐고, '역사저널 그날'도 낙하산 MC 의혹 이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았다.

특히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부터 10년 넘게 방송된 KBS 간판 교양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예고도 없이 MC와 패널들이 끝인사를 전하면서 종영을 알렸다. 이때 '폐지설'이 나와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지만, "새로워진 모습으로 5월 중 인사 드리겠다"고 안내하면서 휴식기를 갖는 것으로 정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재정비 후 돌아온다던 '역사저널 그날'은 시청자들과 약속했던 5월, 단장한 모습이 아닌 폐지 위기라는 소식을 전했다. 당시 KBS 피디협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계단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 MC로 인해 프로그램이 폐지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성명문을 통해 지난 2월 시즌 종영 후 예정대로 5월에 돌아오기 위해 준비했지만, 사측의 MC교체 요구를 거절하자 폐지통보를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조애진 언론노조 KBS 부본부장은 "시사교양국의 CP 팀장들은 매일 말도 안되는 지시에 고통받고 있다"고 폭로, "프로그램과 제작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긴급 기자회견 이후, 미궁 속으로 빠졌던 '역사저널 그날'의 행방은 또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 잡음이 생기면서 알 수 있었다. KBS 시사교양 PD들이 지난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KBS 1TV '추적 60분' 등 시사 프로그램의 보도본부 이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추적 60분' 현 제작진이자 시사교양1구역 중앙위원 김민회 PD, 14년 전 보도본부 이관 시 '추적 60분'을 담당한 강윤기 PD,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은 사측의 조직개편과 프로그램의 보도본부 이관에 대해 "시사교양국 해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또한 이번 조직개편에 "현업 PD 의견이 단 한 번도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시사교양 PD들의 제작 자율성이 침해될 것을 우려했다. 김민회 PD는 "'더 라이브', '역사저널 그날' 폐지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 등에 투쟁할 수 있었던 것도 저희가 시사 프로그램을 만드는 PD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게 되면 이러한 사태에 저항하는 것부터 업무 불이행으로 접근 가능하다"며 이번 조직개편을 경계했다.

더욱이 제작진이 목소리를 내고 반발해도 프로그램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실정이다. '역사저널 그날' 역시 마찬가지. 이날 김민회 PD는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안 만들어지고 있는 점을 짚으면서 "당장은 '프로그램이 없네' 생각하고 말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추가적인 인력 보충의 제한, 영향력 감소가 된다"며 이를 '길들이기 수단'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도 논쟁이 됐던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고 회사는 그냥 재방을 튼다거나 없애 버리면 된다는 생각이다"라며 "(이는) 일방적으로 (시청자를) 배신하고 있는 행위다. 공영방송으로서 보여줘야할 새 콘텐츠를 못 만들고 있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곁을 지켰던 프로그램도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있다. 특히나 휴식기를 갖고 온다던 시청자와의 '약속'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마찬가지로 '추적 60분'에 대해서도 김 PD는 "저희가 문제제기를 계속 했을 때 '만들지 마, 없애버려' 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안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역사저널 그날'과 같은 사태를 만들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제작진들과 사측의 내부 갈등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는 17일에도 조직개편 강행에 피케팅을 진행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날 KBS이사회는 조직개편 안건 상정을 연기 했고, KBS본부는 "조직개편안을 긴급안건으로 상정해 바로 표결에 붙이려는 속셈"이라며 투쟁을 예고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KBS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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