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삼진 잡으려 하지 않는다"…그런데 '경기당 탈삼진 1위' 왜 잘 던지나 [울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울산, 박정현 기자) "최대한 카운트를 유리하게 해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를 잘 던져보겠다는 생각이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찰리 반즈는 1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최종 성적 7이닝 1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4-0 승리에 힘을 보태며 시즌 5승(2패)을 챙겼다.

경기 초반부터 반즈의 인상적인 투구가 이어졌다. 4회초를 제외하고 매이닝 삼진 퍼레이드를 이어가며 두산 타선을 얼어붙게 했다. 삼진이 없는 유일한 이닝 4회초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5회까지 7탈삼진을 기록해 '삼진 머신'으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이날 유일한 피안타는 2회초 2사 후 양석환에게 내준 우전 안타가 유일했다.



반즈는 경기 반환점을 돈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7회까지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지워내며 두산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7회까지 87구를 던진 반즈는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를 듯했으나 갑작스러운 폭우로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중단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강우 콜드게임 승리가 된다면, KBO 리그 첫 완봉승을 챙길 수 있었으나 경기 재개와 함께 구원 투수 구승민에게 배턴을 넘긴 채 이날 임무를 끝냈다. 완봉승 기회는 사라졌지만,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워 승리 투수가 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뒤 "반즈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반즈는 경기 뒤 "오늘(16일) 경기는 팀 전체적으로 좋았고, 내 몸 상태도 좋았다. 전반기 다치기 전과 다름없는 몸 상태였고, 그때와 같이 준비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몸 상태를 100%로 만들고 복귀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거듭 말하지만, 멀리 생각하기보다 오늘 경기를 생각하고, 오늘 경기가 끝이 나면 다음 경기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완봉을 놓친 것에 관해 아쉬움은 전혀 없다. 제 역할을 했고, 내가 내려온 뒤에도 팀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으니 투수진 전체가 칭찬받을 만한 경기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반즈는 롯데의 에이스로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성적은 13경기 5승 2패 76⅓이닝 평균자책점 2.95 97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긴 시간 자리를 비웠고,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복귀해 여전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당 탈삼진은 7.4개로 현재(16일 기준) 리그 탈삼진 1위 카일 하트(NC/경기당 탈삼진 6.6개)보다 더 많은 경기당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KBO 리그 1위 기록이다.

반즈는 "애써 삼진을 잡으려 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카운트를 유리하게 해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를 잘 던져보겠다는 생각이다. 직전(10일 SSG전) 경기와 오늘 경기는 그 생각 그대로 경기 운영이 되었다"라고 비결을 밝혔다.

롯데는 반즈의 활약 속에 차근차근 후반기 승리 수를 쌓아가고 있다. 후반기 팀이 챙긴 2승 모두 반즈가 만들어냈다. 에이스이자 연패 스토퍼로 뛰어난 투구를 보여주는 반즈 덕분에 팀은 기분 좋게 울산 홈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