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덕에 '유로 4강' 진출! 잉글랜드 GK, 승부차기 선방…비결은 깨알 같은 '컨닝 페이퍼'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잉글랜드 스위스와의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비결이 다름 아닌 '컨닝 페이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매체 '더선'은 7일(한국시간) "조던 픽포드가 승부차기에서 보인 영웅적인 활약은 그의 물병에 붙여진 승부차기 팁 종이 덕분이었다"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독일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에스프리 아레나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준결승에 올라갔다.

이날 선제골을 터트린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2-0으로 제압하고 올라온 스위스였다. 후반 30분 단 은도이의 크로스가 잉글랜드 센터백 존 스톤스 발에 맞고 굴절됐는데, 이를 브릴 엠볼로가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일격을 맞았지만 잉글랜드는 선제골을 내준지 5분 만에 동점골을 터트리며 균형을 맞췄다. 후반 35분 데클란 라이스의 패스를 받은 부카요 사카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고, 슈팅이 골망을 가르면서 동점골로 이어졌다.

스코어 1-1 동점이 된 가운데 양 팀은 정규 시간을 넘어 연장전이 끝날 때까지도 득점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결정 지어야 했다.

승부차기는 잉글랜드부터 시작했다. 1번 키커 콜 팔머가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끌어 올린 가운데 잉글랜드 대표팀 수문장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스위스 1번 키커 마누엘 아칸지 슈팅을 막아내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잉글랜드와 스위스 2~4번 키커 모두 킥을 성공하면서 잉글랜드 5번 키커 트렌트-알렉산더 아놀드에게 시선이 쏠렸다. 스위스로선 아놀드가 실축을 해야 희망을 이어갈 수 있지만, 아놀드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골망을 가르면서 승부차기를 끝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모든 키커가 킥을 성공시킨 잉글랜드가 5-3으로 승리해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잉글랜드는 다시 한번 4강에 진출하면서 우승 도전을 이어갔다.

경기가 끝난 후 많은 이들이 승부차기에서 아칸지의 슈팅을 막아내며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픽포드 골키퍼의 물병을 주목했다. 픽포드 골키퍼 물병엔 스위스 선수들이 페널티킥을 찰 때 주로 어느 방향으로 슈팅을 날리는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매체는 "픽포드는 4번의 승부차기에서 슈팅 방향을 두 번이나 읽어 정확한 방향으로 다이빙을 했는데, 이는 골키퍼의 추측이 아니었다"라며 "그 이유는 픽포드가 물병에 스위스 선수 전원에 관해 세심한 지시 사항을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의하면 픽포드 물병엔 스위스 선수들 별로 왼쪽과 오른쪽 어느 쪽으로 다이빙을 할지 혹은 기다렸다고 반응해야 하는지 적혀 있었다. 이때 아칸지의 경우 '왼쪽으로 다이빙'이라고 적혀 있었고, 픽포드는 미리 적어 놓은 지시 사항에 따라 왼쪽으로 몸을 날리면서 아칸지 슈팅을 막아냈다.




픽포드 골키퍼와 코치진의 철저한 준비로 잉글랜드 다시 한번 유로 4강에 올라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이자 '축구 종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잉글랜드는 명성이 무색하게 아직 유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또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도 무려 58년 전인 1966 월드컵이다.

잉글랜드는 지난 유로 2020 때 자국 축구 역사 최초로 유로 결승에 진출하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다시 한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조별리그부터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불안감을 키웠지만 4강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16강에서 슬로바키아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고, 8강에서 스위스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승부 끝에 이기면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유로 4강에 올라간 잉글랜드는 오는 11일 오전 4시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네덜란드와 유로 2024 준결승전을 치른다. 유럽 축구 강호 간의 맞대결에서 잉글랜드가 다시 한번 웃으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더선,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