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신인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마운드에만 오르면 듬직해진다. 신인답지 않은 신인이다.
두산 베어스 우완 신인투수 김택연은 올 시즌 도중 필승조를 거쳐 마무리로 거듭났다. 어떤 위기에도 팀 승리를 지켜내며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무사히 전반기를 마쳤다.
김택연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선보였다. 6-3 승리와 2연승, 위닝시리즈에 기여하며 세이브를 챙겼다. 시즌 8세이브째다. 전반기 최종 성적은 38경기 38⅓이닝 2승 4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2.35가 됐다.
이날 두산은 8회까지 6-0으로 롯데를 압도했다. 9회 무난하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포수 양의지의 포일, 유격수 전민재의 포구 실책 등으로 고비를 맞았다. 6-1로 추격을 허용한 뒤 1사 만루서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택연은 전준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빅터 레이예스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내줬다. 점수는 6-3.
2사 1, 2루서 나승엽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6구째로 회심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가장 낮은 곳을 통과한 것처럼 보였지만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의 답은 '볼'이었다. 나승엽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다. 볼 판정에 아쉬워 그대로 주저앉았던 김택연은 다시 일어섰다. 팀 승리가 위태로워진 상황서 평정을 유지하려 했다. 결국 후속 오선진에게 헛스윙을 유도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두산 베어스 신인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위기에 강한 것이 김택연의 강점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올해 마무리 정철원 체제로 출발해 홍건희를 거쳤다가 다시 뒷문이 흔들리자 김택연에게 중책을 맡겼다. 지난달 13일 '마무리 김택연'을 공표했다.
당시 이 감독은 "구위, 안정감 등이 가장 좋다. 모든 면에서 (김)택연이가 등판했을 때 상대 팀에 제일 큰 압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봤다"며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항상 1순위로 택연이를 생각해 왔다.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마무리로서 기질은 충분히 갖췄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마무리를 맡기 전까지 김택연은 필승조에서 활약하며 승계주자 실점률 '0'을 자랑했다. 14명의 주자를 떠안았지만 단 한 명에게도 홈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많은 불을 끄고 팀의 승리 확률을 높였다는 의미다. 클로저로 활약 중인 지금도 낮은 승계주자 실점률을 유지하고 있다. 22명의 주자 중 4명에게 홈을 내줬다. 18.2%를 기록했다. 2005년생 루키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대단한 수치다.
이 감독은 "언젠가는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더 빠르게 마무리 자리에 올랐다. 그 역할을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며 "(후반기엔) 지금보다 더 긴박한, 더 큰 압박감을 받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힘든 시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몸 관리 잘해 후반기에도 잘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우리가 더 높은 자리에서 웃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열심히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값진 경험을 거름 삼아, 김택연이 쑥쑥 자라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