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1사 1,2루 SSG 최정이 스리런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10년 넘게 '리그 최고 3루수'라고 불렸지만, 후배들의 등장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올해로 프로 20년 차가 된 SSG 랜더스 내야수 최정의 이야기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최정은 2년 차였던 2006년부터 매 시즌 꾸준히 기회를 받았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팀의 주축 내야수로 거듭났다. 2012년과 2013년에는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정의 존재감이 더 돋보인 건 2010년대 후반이었다. 홈런 때문이었다. 최정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40홈런 고지를 밟으면서 존재감을 과시했고, 지난해까지 8년 연속 20홈런을 쏘아 올렸다.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19호 홈런을 터트리면서 KBO리그 역대 2번째 9년 연속 20홈런까지 홈런 1개만을 남겨놓게 됐다.
18일까지 71경기를 치른 SSG의 잔여 경기 수는 73경기다. 아직 시즌이 절반이나 남은 점을 감안할 때 최정의 홈런 개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정이 부상 없이 지금의 페이스를 시즌 막바지까지 계속 유지한다면 2021년(35개) 이후 3년 만의 30홈런도 노려볼 수 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무사 한화 선두타자 노시환이 안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5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3회초 2사 1,3루 KIA 김도영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런 최정도 자극을 받는다.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후배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노시환(한화)을 비롯해 김도영(KIA), 김영웅(삼성), 서호철(NC) 등 젊은 3루수들이 각자의 소속팀에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송성문(키움), 허경민(두산) 등도 올 시즌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최정은 "지난해 (노)시환이만 있을 땐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냥 '내 것만 하자'는 느낌이었고, 응원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올핸 (3루수가) 많지 않나. (허)경민이도 잘하고 있다. 올핸 뭔가 좀 욕심도 나고,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 계속 잘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더라"고 밝혔다.
지난해 노시환의 이름을 자주 언급했던 최정은 김도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도영은 올 시즌 69경기 276타수 94안타 타율 0.341 17홈런 2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96을 기록 중으로, 20홈런-20도루까지 홈런 3개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최정은 "(김도영은) 나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감이 오지 않는다. 3루수를 맡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웃음). 예전부터 3루수는 통통하고 체격이 큰 선수의 자리였는데, 김도영은 몸도 좋고 마른 체형이지 않나. 힘이 좋긴 하겠지만, 그래도 유격수에 어울리는 이미지"라고 얘기했다.
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SSG 최정이 더그아웃에서 타석 준비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후배들에 대한 경계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최정은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최정은 "후배들이 잘하고 있어서 너무 좋다. 오히려 자극을 받아서 욕심도 나고, 그러면서 아프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한다"며 "매사에 노력하게 되는 것 같고, 잘하기 위해서 더 힘을 내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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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