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창원, 최원영 기자) 선발 에이스가 복귀한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원태인은 지난 8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오른쪽 어깨 극상근에 불편감을 느껴서다.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선수 보호 겸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빠졌다. 데뷔 시즌이던 2019년부터 올해까지 삼성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쉼 없이 달려왔기에, 잠시 쉼표를 찍었다.
원태인이 돌아온다. 물론 그간 병원 치료를 받으며 1군 선수단과 동행 중이었다. 대구 홈경기는 물론 14일부터 창원에서 시작된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도 함께하고 있다. 더불어 마운드 복귀 시점을 확정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4일 창원 NC파크에서 "(원)태인이의 어깨 불편감은 많이 완화됐다.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며 "다음 주 수요일(19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 등판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아놨다. 계속 몸을 만들고 있고, 관리 차원에서 엔트리를 한 번 조정해 준 것이라 큰 무리 없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부상 정도가 가볍고, 팀도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14일 NC전까지 5연승을 달려 원태인의 표정이 무척 밝았다. 더그아웃에선 선두에 서서 응원을 지휘했고, 선수들의 활약에 펄쩍 뛰었다. 지난 13일 LG 트윈스전에서 대선배인 베테랑 거포 박병호가 한·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하자 커다란 정수기 통을 그대로 뽑아와 박병호에게 물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언제 어깨가 아팠냐는 듯 해맑은 모습이었다.
박 감독은 "팀 분위기가 좋은 것도 있지만 태인이가 원래 밝은 선수이기도 하다. 경기에서 져도 다음 날 밝은 표정이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어 "팀 문화가 많이 바뀐 듯하다. 연패를 하더라도 다음 날 처지지 않는다. 한 시즌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해 그런 분위기를 항상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장 구자욱에게 이런 부분을 자주 이야기하고 있다. 덕분에 조금 지더라도 반전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우선 몸 상태는 괜찮다. 어깨도 문제없다"며 "정수기 통을 뽑은 것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깨를 아껴야 하는데 너무 기뻐 나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원태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승민, 이호성이 선발진 공백을 채웠다. 특히 이호성은 13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삼성이 LG와의 3연전서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고 4연승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했다.
박 감독은 "원태인이 빠지며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기 다소 힘든 상황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이호성 등 젊은 선수들이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덕분에 연승할 수 있었다"며 "불펜진의 힘도 다시 한번 느꼈다. 필승조 선수들이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른 투수들이 힘을 내줬다. 연승의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힘줘 말했다.
여기에 원태인이 다시 힘을 싣는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이 경기 중 득점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에필로그>
원태인은 올 시즌 도중 내야수 이재현과 한 가지 내기에 나섰다. 내기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재현의 끈질긴 권유에 넘어갔다. 이재현이 130타수 안에 5홈런을 치면 비싼 헤드셋을 사주기로 했다.
이재현은 지난달 27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지난 13일 1군에 복귀했다. 복귀전서 곧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빚었다. 시즌 5번째 홈런을 완성했다. 다만 132타수째에 5홈런 고지를 밟았다.
내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재현은 "(원)태인이 형에게 한번 잘 말해보려 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원태인은 "내기는 내기다. 조건을 지키지 못했으니 칼같이 선물 안 해주기로 했다"며 "(이)재현이도 한 번 조르고 말더라. 대신 다른 내기를 걸어줄까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