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엔소 페르난데스의 파리 올림픽 차출을 정면으로 막고 있다.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은 16년 만에 우승 도전에 먹구름이 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지난 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여름 올림픽에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소집해 달라는 아르헨티나의 요청을 선수의 간청에도 거절했다"며 "가르나초가 올드 트래퍼드(맨유 홈구장)의 책임자로 남아 있는 에릭 텐 하흐와 대화를 나눴음에도 맨유의 경영진은 그들의 결정을 고수할 것"이라며 가르나초가 올림픽 대표팀으로 뛰지 못할 것임을 알렸다.
페르난데스도 마찬가지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첼시는 페르난데스를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첼시는 올림픽 국가대표팀으로 프랑스 파리로 간다면 프리 시즌을 놓치는 것을 우려해 차출을 거부했다"고 페르난데스를 올림픽에 내줄 의향이 없음을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으로서는 비상이다. 두 선수 모두 맨유와 첼시에서 활약이 좋기에 올림픽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다. 두 선수 모두 올림픽 참가 나이인 만 23세 이하여서 24세 이상의 선수들에게 사용하는 3장의 와일드카드도 아니라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와 황금세대가 활약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정상을 노렸으나 시작부터 어렵게 됐다.
올림픽은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구단의 선수 차출 의무가 없다. 구단의 허가가 있어야만 선수를 차출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단이 선수 차출을 꺼린다.
이유는 있다. 파리 올림픽은 오늘 7월 시작해 8월까지 진행되는데 이 기간은 유럽 축구 구단들에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선수가 휴식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해 감독과 함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 그러나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다면 선수들과 감독이 합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리그 개막 일주일 전에 소속팀에 복귀하기에 개막전부터 선수를 기용하는 것도 부담이다.
맨유와 첼시가 거절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6월 미국에서 2024 코파 아메리카 대회를 치른다. 가르나초와 페르난데스 모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발탁됐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뛸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가 코파 아메리카와 올림픽까지 뛴다면 휴식하는 시간 없이 프리 시즌을 보내야 하고 그렇게 소속팀에 돌아와 바로 리그에 복귀하면 부상 우려가 높아진다.
두 팀 모두 이번 시즌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한 팀들이다. 영국 'B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부상 횟수 1위가 맨유였고 2위가 첼시였다.
맨유와 첼시는 다음 시즌 반등을 다짐하고 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FA컵에서 우승하기는 했으나 리그에서 구단 역대 최악의 성적인 8위와 14패라는 기록을 거두며 굴욕을 맛봤다. 첼시도 시즌 막판 연승으로 6위까지 오르긴 했으나 선수단에 투자한 돈이 10억 파운드(약 1조 7000억원)가 넘기에 이를 고려하면 성적이 아쉽다.
첼시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엔조 마레스카 감독의 선임을 앞두고 있다.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선임에 가까워졌다. 페르난데스는 첼시 중원의 핵심이기에 프리 시즌 마레스카 감독과 함께 합을 맞춰야 다음 시즌을 구상할 수 있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의 거취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만약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한다면 새로운 감독과 팀이 전술에 대해 깊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프리 시즌뿐이다. 가르나초는 이번 시즌 확고한 주전으로 거듭났기에 맨유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