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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패' 삼성, 일시적 부진인가 근본적 위기인가

기사입력 2011.08.25 09:36 / 기사수정 2011.08.25 09:36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첫 4연패다.

잘 나가던 선두 삼성이 올 시즌 첫 4연패했다. 60승 2무 41패로 54승 44패의 2위 SK에 4.5경기 차로 앞서있지만, 5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 시점에서 4연패한 건 뼈아프다. 2위 SK와 3위 KIA의 행보도 썩 좋지 않기에 당장 선두 자리를 위협받을 일은 없다고 치더라도 한 달 이상 남아 있는 정규시즌 잔여 일정 도중 어떠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4연패, 과연 삼성은 부진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일시적 부진?

삼성은 선두로 치고 올라섰던 6월 말~7월 초 타선이 매우 잘 터졌다. 불펜도 연일 잘 막아내면서 이후 계속해서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았다. 그러나 이후 삼성이 승수를 쌓는 패턴은 대부분 마운드의 힘으로 이겨왔을 뿐 타선이 제때 쳐서 승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최근 들어 타선이 극심하게 터지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다. 25일 현재 팀 타율이 0.256으로 6위. 그러나 선발-중간을 불문하고 마운드가 버텨주고 있다. 24일 청주 한화전서 정현욱, 안지만이 연이어 얻어맞으며 7회 이후 리드 시 연승행진이 끊겼지만 아무리 좋은 구위의 불펜 투수라도 1년 중 한, 두 차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이 승부처에서 최근 꾸준하게 홈런포를 생산하고 있어 투수들을 돕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여기에 24일 경기를 앞두고 타격이 부진한 박한이 조영훈 신명철을 한꺼번에 1군 말소한 뒤 손주인 모상기 김헌곤을 올리며 분위기 전환을 했다. 채찍질보다 믿음으로 선수단을 감싸는 스타일인 류중일 감독의 액션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선수들도 각성을 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향후 일정도 비교적 규칙적으로 경기가 짜여있어 훈련을 통해 일정 수준의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다시 제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극심한 투타 엇박자

그러나 냉정하게 바라볼 때 삼성의 최근 행보는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투타의 엇박자가 극심하다. 24일 경기 전까지 삼성의 8월 팀 평균자책점은 2.85에 불과하지만 팀 타율은 0.238이다. 각각 1위와 최하위. 특히 4연패 기간 동안 단 8점, 즉 경기당 2점에 그치는 극악의 타선 집중력을 드러내고 있다. 돌아온 배영섭이 부진하고 하위타선에서 상위타선을 감싸야 할 박한이 신명철마저 부진하자 찬스 연결이 뚝뚝 끊기고 있다. 괜히 2군행을 통보받은 게 아니다. 7월 초순 이후 계속해서 타선이 바닥을 기고 있는 건 무언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24일 경기도 결과적으로 불펜이 무너졌지만 반대로 타선이 터졌다면 불펜이 좀 더 집중력을 가질 수도 있었다. 

더욱이 삼성은 올 시즌 5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팀이다. 작년에도 삼성은 결국 타격 부진으로 SK와의 한국시리즈서 맥없이 패배한 전례가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타격이 낫다는 평가지만 그래도 여전히 상대 에이스 투수를 거뜬히 공략해낼 정도의 집중력과 응집력을 지닌 건 아니다. SK나 KIA의 주요 선발 투수와 만날 경우 경기에 이긴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인식은 필연적으로 결국 8개 구단 최강 투수진에 부담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첫 4연패. 사실 4연패 자체는 별거 아닐 수도 있다. 삼성은 여전히 2위 SK에 4.5경기로 여유있게 앞서 있다. 그러나 앞날을 생각하면, 그리고 여기서 좀 더 연패가 길어진다면 결코 5년만의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우승 탈환을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의 4연패는 일시적인 부진이라기보다는 근본적인 위기 의식이 생길 수 있는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봐야 한다. 

[사진=삼성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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